CJD 부검 확진 4명 불과, 뇌기부 위한 충분한 보상과 인식제고 필요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급증에 때맞춰 크로이츠펠트야곱츠병(CJD) 의사환자들이 크게 불어나기 시작한 2018년부터 인간광우병(vCJD)에 가까운 특징을 보이는 청년 CJD의사환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대책이 시급하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평택병)이 질병관리청에서 받은 연령별 CJD발병 신고 및 조사 의사환자 통계에 따르면 2011년이후 일선 병원과 보건소로부터 CJD감염이 의심돼 신고된 30대이하 의사환자수는 64명인데, 이중 53명, 83%가 2018년이후 발생했다. 특히 사례판정위원회를 거쳐 사례조사 및 역학조사 대상으로 정해진 30대이하 의사환자 13명중 10명(77%)이 2018년 이후에 나타나 최근 CJD발병 연령대가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김 의원에게 제출한 2018년~2023년 20대~30대 CJD의사환자 역학조사 자료에 따르면 10명가운데 발병한지 1년이내에 숨진 경우는 3건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명의 병의 경과는 14개월 이상이었고, 드물게 36살의 여성 의사환자는 발병한지 2년 9개월이 지나도록 생존해 있었다.
2018년 이후 발병한 20~30대 CJD의사환자 10명중에서 유전성 추정환자 4명과 1년이내 사망자 2명을 제외하더라도 여전히 4명은 어린 나이에 발병해서 병의 경과가 긴 vCJD에 가까운 특징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돌연변이로 인해 인구 100만명당 0.5명~1.0명 정도 발병하는 산발성 CJD, 그리고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 섭취로 인해 발생하는 vCJD의 두드러진 차이는 발병 연령이다.
2018년이후 꾸준히 늘고 있는 20대~30대 CJD의사환자들이 vCJD에 가까운 특성을 보이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확진은 전무했다. 정부가 뇌 기증을 하고자 하는 환자를 위해 600만 원 한도 내에서 구급차 이용료, 장례비, 안치실 사용료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제1호 뇌은행으로 지정된 한국뇌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이후 매년 평균 350여 명이 뇌기증 희망등록을 하고 있다.
그러나 2011년이후 신고환자 1494명가운데 의사환자로 분류된 642명중에서 부검을 통한 CJD확진은 실제로 4명에 한해서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뇌부검없이 CJD를 진단하는 방법은 많이 개선됐지만, 실험실에서 vCJD를 진단하는 일은 아직도 완벽하지 못한 실정이다.
2022년 12월 질병관리청 감염병진단분석국 세균분석과에서 내놓은 보고서 ‘CJD실험실 진단과 검사법 소개’에 따르면 실시간진동유도변환법(RT-QuIC)는 일반 CJD진단에서는 유용하지만 vCJD에 대한 민감도는 25%로 반응이 억제된다. 이에 따라 e-QuIC이란 강화된 검사법이 개발됐는데 vCJD에 대한 민감도를 개선하고, 낮은 농도에서도 변형 프리온을 검출한다는 점에서 나아졌다. 그러나 표준화가 어렵고 재현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김현정 의원은 “보기 어려웠던 20대~30대 CJD의사환자들이 2018년 이후 꾸준히 나타나고 있고, 이들중 적잖은 의사환자들이 인간광우병에 가까운 병의 경과를 보이고 있다”며 “vCJD에 가까운 특징을 보이는 의사환자들을 중심으로 뇌 기부에 대한 인식 제고, 그리고 충분한 보상을 통해서 국내 vCJD발병 실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치매성 뇌질환에 대한 의학의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MRI검사 등으로 vCJD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고 하지만 확진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속에서 막연하게 인간광우병 비발병국이라며, ‘광우병 괴담’을 운운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며 “정부는 CJD를 비롯한 치매성 질병에 대해 보다 실질적이고 과학적인 경험을 축적하고, 대안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한국인 고유의 식습관을 볼 때에 vCJD가 발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적긴 하지만 최근 몇 건의 부검결과는 심험실 진단과 다르지 않았다”며 “전문가로 구성된 사례판정위원회를 열어 여러 면에서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있고. 검사기법이 많이 개선된 만큼 vCJD진단의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임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