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따른 건전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지속적인 건전성 관리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속된 업황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적 부진에 따른 적자 우려까지 1개 분기 만에 덜어내며 경쟁사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3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올 2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6.83%다. 이는 지난 1분기 말과 비교해 0.04%포인트(p) 소폭 하락한 수치다.
OK저축은행(11.99%. 전분기比 2.51%p↑)과 한국투자저축은행(9.43%, 5.08%p↑), 웰컴저축은행 (13.02%, 5.44%p↑), 애큐온저축은행(6.86%, 0.92%p↑) 등 자본 기준 상위 5개사의 NPL 비율이 모두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SBI저축은행의 NPL 비율 하락은 고무적이다.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건전성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부실채권 매각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SBI저축은행은 올 상반기에만 2767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이는 지난해 누적 매각 규모(3902억원)의 70.9% 수준이다.
올해 남은 기간에도 채권 매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NPL 비율은 2분기 말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SBI저축은행이 부실채권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요인으로는 상대적으로 부동산 PF 부실 우려 충격에서 자유로울 정도로 부동산 PF 사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한 영향이 크다.
올 상반기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채권은 976억원이다. 이는 전체 대출 채권(10조6687억원)의 0.09% 수준이다. 특히 PF 대출 채권을 업계 2위 OK저축은행(9525억원)과 비교하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SBI저축은행이 PF 사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한 결과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3% 증가한 161억2672만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10여년 만에 순손실 64억2857만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만 225억5529만원을 거둬들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긍정적 상황이 이어지면서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자본력 △우수한 사업기반 △양호한 자본비율 △유동성 △유사시 그룹 지원 가능성 등을 이유로 SBI저축은행의 기업신용등급 A등급을 부여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이뤄졌지만 당장의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올해 남은 기간 채권 매각을 지속하는 등 상반기와 동일한 건전성 관리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