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심한 코골이·고혈압 환자, 근본적인 비만 치료해야”
“수면무호흡·심한 코골이·고혈압 환자, 근본적인 비만 치료해야”
  • 박주용 기자
  • 승인 2024.09.3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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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세종병원 이성배 비만대사수술센터장
인천세종병원 전경 (사진=인천세종병원)
인천세종병원 전경 (사진=인천세종병원)

수면무호흡증으로 수면 중은 물론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받는 환자들이 있다. 이들 중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의 비만 환자에게서는 비만저환기증후군까지 발견된다. 이 증후군은 주간 고탄산증이 동반되고, 폐포 저환기를 일으킨다. 심혈관계 질환의 이환율과 사망률 증가에 관련이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인천세종병원 이성배 비만대사수술센터장은 “수면무호흡증은 통상 양압기로 조절하는 비수술적 치료를 하고 있는데, 수면무호흡증은 물론 비만저환기증후군은 통상 비만이 원인이고 고혈압 등 각종 합병증을 동반하므로 비만대사수술을 통해 비만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30일 이같이 밝혔다. 

비만저환기증후군의 대표적 증상은 함께 자는 사람의 수면을 심각하게 방해할 정도의 심한 코골이다. 또 수면무호흡도 동반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10초 이상 숨이 멈추는 증상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대개 1시간에 5번 이상 무호흡 증상을 호소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하며, 대부분 혈중 산소포화도 감소를 동반하게 된다.

이 밖에 호흡곤란, 만성기침, 구강건조 및 구갈, 주간 과다수면, 주간 피로감 증가, 우울증, 인지장애, 두통 등을 유발해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준다.

이 같은 비만저환기증후군, 수면무호흡증은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한다. 반복되는 저산소증이 체내의 염증반응 및 산화스트레스를 일으켜 심박동수 저하, 교감신경계 및 부교감신경계 둔화를 일으킨다. 결국 치매, 심·뇌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위험이 커지고, 사망률까지 증가한다.

특히 폐쇄수면무호흡증은 이차성 고혈압의 원인 중 하나다. 심장 방실의 형태 변화, 좌심실벽의 압력 부하를 일으켜 부정맥까지 악화시킨다. 폐쇄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정상인에 비해 심방세동 위험도는 4배, 심실빈맥 위험도 3.4배, 심부전 위험도 2.2배 증가시킨다고 보고되고 있다. 관상동맥 석회화가 폐쇄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서 현저히 많이 관찰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처럼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비만저환기증후군, 수면무호흡증은 치료가 필수적이다. 

미국수면학회에서는 수면무호흡증의 표준 치료로 ‘양압기(CPAP)’를 권고한다. 그러나 비만이라는 근본적인 질환을 치료할 수는 없다. 비만저환기증후군, 수면무호흡증은 비만 치료를 하면 대부분이 호전되는데, 양압기는 호흡을 보조하는 기구일 뿐 비만 치료와는 연관 없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특히 고도비만일 경우 ‘비만대사수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이 센터장은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비수술적 치료는 거의 효과가 없다”며 “30~40대 고도비만 환자가 자력으로 체중 감량할 가능성은 1천명 중 1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비만대사수술은 크게 섭취 억제형인 ‘위소매절제술’과 흡수 억제형인 ‘루와이 위우회술’이 있다. 

위소매절제술은 위를 바나나 모양으로 절제해 위용적을 수술 전과 비교해 약 14%로 감소시킨다. 위 전체 크기가 작아지면서 포만감을 쉽게 느끼게 되고, 호르몬의 변화로 식욕과 입맛이 변한다. 복강경 수술로 통상 2일 뒤 퇴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수술 후 1년이 되면 위용적이 수술 전 위용적의 30%로 증가 및 유지되면서 수술로 인한 체중 감량 효과가 끝나게 된다.

루와이 위우회술은 위 상부를 작은 주머니 모양으로 분리하고 소장을 Y자 모양으로 연결하는 수술법이다. 음식물이 십이지장에서 췌장액·담즙액을 만나는 시점을 하부 소장으로 이전시킴으로써 췌장 기능을 보존하고 혈당이 올라가는 것을 차단한다. 2형당뇨 완전관해율(병의 증상과 징후가 감소하거나 사라진 상태)이 매우 높은 수술로, 일명 당뇨 수술이라 부른다. 인슐린을 맞거나 당뇨약을 3종류 이상 복용하는 환자에게 추천한다.

2가지 수술 모두 수술 전과 비교해 체중이 30~35% 감량되는 효과를 낸다. 당뇨를 가진 고도비만 환자가 비만대사수술을 받게 되면 9.3년의 기대수명이 증가하게 되고, 암 발생률과 암사망률도 각각 50%, 30%로 감소한다. 요요현상도 드물어 15년 이상 감량이 유지되게 한다. 정부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식해 비만대사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인천세종병원 이성배 비만대사수술센터장(외과)은 “비만대사수술은 제2형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비알코올성 지방간, 천식 등 다양한 대사질환을 완화시키고 사전에 차단해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질환을 예방하는 게 목적”이라며 “비만대사수술은 현존하는 비만 치료 중 가장 효과적이다. 위 용적의 물리적 제한을 줄 뿐만 아니라 식욕을 감소시키고 입맛을 변화시키는 호르몬의 변화도 유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면무호흡과 심한 코골이, 고혈압 같은 합병증이 있는 환자들은 더는 고통받지 말고, 전문 의료진과 함께 체중을 감량 및 조절, 다가올 미래의 질환까지 예방해 삶의 질을 높이길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인천/박주용 기자

pjy609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