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특산품·재난·선거 지역 특화 방송 역할 강조
케이블TV 업계 재도약을 위해 '하이퍼 로컬리티(높은 지역성)' 전략과 '지역방송지원특별법'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2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2024 광주 에이스 페어'의 부대 행사로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한 지역 케이블TV 역할과 조례 제정 필요성'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김봉철 조선대 교수, 남인용 부경대 교수, 김유미 호남대 교수, 양혜승 전남대 교수, 정한모 HCN 지역채널 분과위원이 참석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남인용 교수는 "케이블TV는 재난·선거 방송, 지역 특화 프로그램 제작 등 지역 언론의 핵심 기능을 수행하지만 지역 방송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상파 방송만 지역 방송으로 인정하는 지역방송지원특별법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케이블TV는 △인구감소·고령화·수도권 집중 증 지역소멸 촉진 현상 방지를 위한 160편의 연중 기획 보도 △선거 기획 보도 및 프로그램 제작 △지방 정부·의회·주민자치 소식 전달 △지역 재난방송 △지역 특화 상품 커머스 방송 △문화·행사 등 지역밀착 프로그램 등 지역사업권 부여에 따른 지역채널 운용의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공적 책무를 지속하고 있으나 과거 아날로그 상품과 동일 가격 유지, 가입자 전환 제한 등으로 영업이익 감소 등 한계에 달해 지속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종합유선방송발전지원 조례의 전국 지방자치단체 확산과 지역종합유선방송발전지원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봉철 조선대 명예 교수는 "1990년대 지방 자치 시작과 함께 지역성 실현을 위한 지역 방송의 중요성이 부각됐지만 재정적 문제로 지역성 구현의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며 "이에 정부가 지역방송발전지원특별법 등을 제정해 재정적 지원 근거를 마련했지만 정작 해당 법안은 지역 지상파 방송만을 대상으로하고 케이블TV는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케이블TV는 타겟이 명확하고 시청자층이 뚜렷해 어떤 매체보다 지역 밀착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전국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지역케이블TV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해승 전남대 교수는 "현재의 지원 정책은 지역성을 담은 프로그램을 만들면 지원금을 주는 방식이고 이런 방식은 지자체가 시정홍보를 요구하는 '관언유착' 우려를 발생시킬 수 있다"며 "지자체가 지원은 해주되 간섭은 하지 않는 새로운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케이블TV도 지상파가 못하는 부분을 시도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선거·재난 방송을 넘어 지역민들에게 '내 주변의 이야기를 해주네? 흥미롭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하이퍼 로컬리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케이블TV의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정한모 HCN 분과위원은 "예산을 얻어내기 위한 조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 케이블TV가 그동안 해왔던 공적 역할 가치에 대한 인정을 해달라는 의미에서 지역종합유선방송발전지원 조례가 확산되는 상황이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희만 케이블TV협회장은 "케이블TV 경영 어려움을 진단하고 제도적 개선방안 논의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케이블TV가 우리 지역 문화에 얼마나 깊게 연관돼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주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