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쓰레기 풍선’ 도발, 선 넘으면 군사적 조치 불가피” (종합)
“北 ‘쓰레기 풍선’ 도발, 선 넘으면 군사적 조치 불가피” (종합)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4.09.23 1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5월 이후 22차례·5500여개 살포… “아직 안전 위해물질 없어”
항공기 이착륙 중단·화재사고 등 발생… 국민 불편·불안감 조성 우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가 계속되면서 우리 군이 상황에 따라 군사적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낙하 후 수거’ 원칙을 이어가되 직접적인 인명피해가 발생할 경우 군사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3일 국방부 기자단에 배포한 ‘북한 쓰레기 풍선 살포 관련 우리 군 입장’ 메시지에서 “북한의 계속된 쓰레기 풍선으로 인해 우리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군은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우리 군이 북한 쓰레기 풍선에 대응해 군사적 조치를 시행하는 기준에 관한 질문에 “명확한 선은 지금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며 “현재 북한의 회색지대 도발이 장기화하고 있고, 또 국민께 불편과 불안감을 주고 있어 현재까지 군의 입장을 정리해 메시지를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쓰레기 풍선도 도발로 간주되면 원점 타격 원칙이 적용되느냐’는 질문에는 “(북한 쓰레기 풍선으로) 국내에 여러 피해나 화재 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그런 피해가 발생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의 영향으로 인천국제공항 항공기 이착륙이 두 차례나 전면 중단됐다.

오전 5시25분경 인천공항 인근 상공에서 쓰레기 풍선 1개가 발견돼 6시43분경 해상에 낙하한 사실이 확인될 때까지 활주로 운영이 중단됐으며, 이후 6시55분경 인천공항 내 물류창고와 에어사이드에서 쓰레기 풍선 잔해물이 발견돼 다시 이착륙이 금지됐다가 7시8분경 재개됐다.

당국은 쓰레기 풍선이 일정 거리보다 가깝게 공항에 접근할 경우 안전을 위해 활주로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북한은 올해 5월28일부터 이날까지 22차례에 걸쳐 총 5500여 개에 달하는 쓰레기 풍선을 살포했다.

살포한 풍선의 내용물은 대체로 종이류, 비닐, 플라스틱병 등 생활 쓰레기로, 군 당국의 분석 결과 아직 안전에 위해가 되는 물질은 없었다.

다만 풍선에 부착된 ‘발열 타이머’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수도권 곳곳에서 여러 차례 발생한 바 있다.

합참은 이에 대해 “국제적으로 망신스럽고 치졸한 행위로, 우리 국민에게 불편과 불안감을 조성해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저급한 행위”라면서도 “쓰레기 풍선 살포 행위가 장기화하면서 일부에서는 공중 격추 등 군의 물리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으나 공중 격추로 인해 예상치 못한 위해 물질이 확산할 경우 우리 국민의 안전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쓰레기 풍선을 근절시키는 근본적인 대책은 ‘적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