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침체 속 다양한 니즈·트렌드 겨냥한 콘텐츠 아우르기 위한 선택
대표적인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끊임없이 변신하고 있다.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간판까지 바꾸는 모습이다. 이름에도 각 점포별 개성을 반영해 차별화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대형마트 업체들이 점포 명칭에 공을 들이는 추세다.
‘업태+지역’이라는 기존 작명 방식으로는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와 트렌드를 공략하기 위한 여러 콘텐츠를 모두 아우를 수 없어서다. 현재 주요 백화점·대형마트 업체들은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에서 고객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담아내기에는 백화점·대형마트 간판에 한계가 존재한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특히 이름과 콘텐츠 리뉴얼로 특색을 살린 점포들을 중심으로 매출 신장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이마트 ‘더 타운몰’은 테넌트(임대매장) 비중을 60% 이상으로 강화한 새로운 콘셉트의 플랫폼이다. 이마트 더 타운몰 연수점은 새단장 오픈한 지난해 4월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가량 증가했다. 방문고객 수도 같은 기간 23% 늘었다.
이마트는 더 타운몰보다 고객 경험을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한 ‘스타필드 마켓’을 선보였다. 스타필드 마켓은 명칭으로 알 수 있듯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의 DNA가 접목됐다. 이마트는 단순한 장보기를 넘어 고객들이 휴식과 체험, 쇼핑 등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공간으로 스타필드 마켓을 조성했다. 이를 위해 테넌트를 70% 가까이 확장했고 ‘이벤트 스테이지’ 등 다채로운 참여형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백화점의 점포명 변경 시도는 더욱 활발하다.
롯데는 올해 5월 그간 쌓아온 유통 역량과 쇼핑의 미래 가치를 결집한 새로운 쇼핑 플랫폼 ‘타임빌라스’를 제시했다. 타임빌라스는 ‘시간도 머물고 싶은 공간’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롯데는 이에 맞춰 시간을 상징하는 시계바늘 등을 시각화한 선과 면으로 로고를 디자인했다. 롯데는 백화점과 쇼핑몰의 강점을 합친 컨버전스형 프리미엄 몰인 타임빌라스로 고객들의 쇼핑 경험을 혁신한다는 포부다.
신세계는 지난달 29일 기존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의 명칭을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교체했다. 신세계는 2020년부터 약 4년간 전체 점포의 90%가량을 바꾸는 리뉴얼도 단행했다. 경기점의 차별성을 극대화하고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함이다. 신세계는 나아가 2015년 개점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빼앗긴 수도권 남부 랜드마크 타이틀을 되찾겠다는 목표다.
현대는 현대백화점 부산점 간판을 ‘커넥트현대 부산점’으로 바꿨다. 6일 공식 오픈하는 커넥트현대는 ‘사람, 장소, 문화를 연결하는 플레이그라운드’를 표방하는 지역 특화 도심형 복합쇼핑몰이다. 현대는 백화점의 ‘프리미엄’과 아울렛의 ‘가성비’, 미술관의 ‘문화·예술 체험’ 등 다양한 업태의 강점이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커넥트현대를 꾸몄다. 현대는 이를 통해 한 층 업그레이드된 고객 경험을 선사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명칭 변경과 같은 각 점포의 개성을 극대화한 시도가 앞으로도 꾸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기존의 유통업체 역시 본래 업태에서 더욱 확장된 개념으로 새로운 경험을 고객에게 안겨줄 필요가 커지고 있다”며 “고객이 매장에 오래 머물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즐길거리를 다양하게 채우며 차별성을 갖추기 위해 새로운 네이밍을 결정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