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외국인 지갑 여는 K뷰티…올리브영 명동 7번째 매장 '북새통'
[르포] 외국인 지갑 여는 K뷰티…올리브영 명동 7번째 매장 '북새통'
  • 정지은 기자
  • 승인 2024.08.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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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역점 들어서니 선케어·스킨케어·마스크팩존 '인산인해'
가성비 제품 인기…취항저격 K팝·K푸드 특화공간 '눈길'
상반기 명동상권 외국인 매출 168%, 고객 비중 90%↑
지하철 4호선 명동역 바로 앞 밀리오레 건물 1층에 ‘올리브영 명동역점’이 문을 열었다. [사진=정지은 기자]

CJ올리브영이 방한 관광객 필수 쇼핑 코스이자 ‘K뷰티 성지’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명동에 매장을 잇따라 늘리고 있다. 외국인 방문이 많은 핵심상권에 주력인 화장품을 비롯해 K푸드, K팝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복합매장을 열어 종합놀이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매장 내 사후면세서비스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는 등 외국인 쇼핑 편의를 최대한 높이는데 공들이고 있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 바로 앞 밀리오레 건물 1층에 ‘올리브영 명동역점’이 최근 문을 열었다. 명동 상권에 들어선 7번째 매장이다. 570㎡(약 173평) 규모의 이 매장은 명동역 5·6번 출구와 메인 거리를 잇는 허브 매장 역할을 할 예정이다. 올리브영이 명동에 잇따라 매장을 오픈하는 이유는 주 타깃인 외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서다. 

올리브영 명동역점 K팝존에는 엔시티, 스테이씨, 프로미스나인 등 인기 아이돌 앨범이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사진=정지은 기자]
올리브영 명동역점 마스크팩존에는 외국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진=정지은 기자]

지난 27일 명동역 6번 출구 앞 올리브영 명동역점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K팝존이 눈에 띄었다. 인기 여자 아이돌인 엔믹스 뮤직비디오가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엔시티, 스테이씨, 프로미스나인 등 MZ세대에서 인기 많은 아이돌 앨범이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또 다른 벽면에는 각국 언어로 K팝 아이돌을 응원하는 글들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여 있었다. 매장 입구에 들어온 외국인들은 K팝존에서 인증샷을 찍기도 하고 앨범을 구경했다.

핵심인 화장품이 배치된 매장에 들어서니 K뷰티를 체험하러 온 외국인들로 북적였다. 삼삼오오 여행을 온 외국인들은 수분크림, 틴트 등 샘플을 직접 발라보더니 쇼핑바구니가 넘치도록 화장품을 쓸어 담았다. 올리브영이 1년에 4번 세일을 진행하는 ‘올영세일’ 기간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북새통이었다. 특히 가장 인산인해를 이뤘던 코너는 ‘SUN CARE(선케어)&SKIN CARE(스킨케어)’존과 ‘마스크팩(FACIAL MASK)’존이었다. 많은 외국인들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선크림을 비롯해 수분크림, 니들샷 등의 기능성 화장품들을 한웅큼 집어드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올리브영 글로벌몰 신규가입 고객에게 선물을 제공하는 ‘WELCOME GIFT’존을 이용하는 외국인 모습. [사진=정지은 기자]
올리브영 명동역점에 외국인 고객들에게 사후면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글로벌라운지. [사진=정지은 기자]

K푸드 특화존의 경우 국내에서 인기 있는 과자, 젤리, 푸룬주스 등을 비롯해 유산균,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다. 또 계산대에 가까워지니 ‘WELCOME GIFT’라고 적힌 자판기가 눈에 띄었다. 올리브영 글로벌몰 신규가입 고객에게 선물을 제공하는 자판기였다. 그 옆에는 사후면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라운지’ 공간이 마련됐다. 외국인 고객들이 쇼핑하기 좋도록 동선을 최적화한 것이다. 

올 상반기 기준 올리브영의 명동상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했다. 명동상권 매장을 방문한 외국인 매출 비중은 90%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상권인 명동·홍대·상수를 중심으로 매장을 늘려가는 추세다. 올리브영은 성수동 인근에 ‘팩토리얼 서울’ 건물 1~5층에 국내 최대 매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최근 올리브영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이름을 10억원에 사들여 역명 병기권리를 확보했다. 이에 오는 10월부터 ‘올리브영역’ 병기가 가능해졌다. 올리브영은 과감한 인프라 투자를 거듭하며 K뷰티 대표 주자로 발돋움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서울 한복판에 올영 익스프레스 버스가 지나가는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올리브영은 또 이달부터 외국인을 대상으로 인천공항부터 명동까지 하루 3회 편도 운행하는 전용 버스 ‘올영 익스프레스’를 운영 중이다. 다양한 중소기업 브랜드 상품을 외국인 고객에게 직접 소개한다는 의미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버스에 탑승한 외국인에게는 매월 K뷰티 대표 인기 상품 1종을 선별해 무료로 제공한다. 또 탑승객에게 ‘올리브영 바우처’를 지급해 바우처를 지참해 명동 내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는 더 큰 혜택을 제공한다. 

K뷰티 인기에 올리브영 매출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 올리브영 상반기 매출은 2조287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966억원)보다 27.3%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순이익 역시 2분기에 124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2% 상승한 금액이다. 분기 매출로 보면 작년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1조원을 넘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리브영 매장은 우수한 품질의 K뷰티 브랜드를 외국인 고객에게 가장 빠르게 소개하는 한편 손쉬운 체험을 제공하는 ‘K뷰티 메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love1133994@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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