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완화와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원화 강세는 단기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경제 펀더멘탈이 급격히 개선된 상황이 아님에도 원화 가치만 유독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58분 장중 1330.9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3월 22일 장중 1329.7원 이후 5개월 만에 최저 기록한 것이다.
특히 전고점이었던 지난 8월8일 원·환율이 1377.2원이었음을 감안하면 40원 가까이 급락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하 폭 확대 기대감과 대선 리스크 완화 등이 이유로 꼽힌다.
먼저 이달 초 미국 경기 침체 우려는 완화됐지만, 7월 물가 지표 안도감과 더불어 주택지표 부진 등 일부 실물지표 둔화는 연준이 연내 3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 달러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오는 23일(현지 시각)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잭슨 홀 미팅에서 금리 인하와 관련한 강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시카고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 75%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가 0.25%포인트(p) 인하한 5.25%로 내다봤다.
또 미국 대선 리스크 완화도 달러 약세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의 당선 확률이 높아지면서 촉발된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의 경기 부양책 수혜 종목에 투자하는 것)와 트럼플레이션(트럼프가 유발할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완화된 것도 달러 약세 압력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미 간 통화정책 차별화 현상 완화다.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은 기정사실로 되고 있지만,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는 최소
10월까지 지연될 가능성이 커 단기적으로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 폭을 완화시킬 수 있는 기대감도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으로 전망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잭슨 홀 미팅 결과가 단기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원화 추가 강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국 경제는 여전히 유로나 일본 경제에 비해 견조하며 이는 달러화 약세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유로와 엔화의 경우 자체적인 강세 재료가 미약한 상황"이라면서 "또 국내 경제 펀더멘탈 회복세가 미약하고 그나마 국내 경기를 견인하던 수출 경기도 기저효과 등으로 수출 증가율이 둔화할 수 있기 때문에 원화 강세 재료가 빈약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