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4명의 사상자를 낸 소위 '시청역 역주행 사고' 가해 운전자를 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태헌)는 20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업무상과실치사상 위반 혐의로 운전자 차 모 씨(68)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차 씨는 지난달 1일 오후 9시 27분께 시청역 인근에서 차를 몰던 중 역주행 후 인도와 횡단보도로 돌진해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차 씨가 몰던 차량 최고 속도는 시속 107㎞였다.

차 씨는 차량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유지했으나, 검찰 조사 결과 사고차량에 저장된 위치정보·속도가 사고기록장치, 블랙박스 영상 속도 분석과 일치하는 등 가속 페달을 밟은 정황이 포착됐다.

앞서 검찰은 국과수에 사고차량 감정을 의뢰했다. 사고차량 감정 결과 차 씨의 차량에서 가속장치 및 제동장치의 기계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고, EDR(자동차용 영상 사고기록장치) 또한 정상적으로 기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EDR 분석에 따르면 제동 페달(브레이크)은 사고 발생 5.0초 전부터 사고 발생 시(0.0초)까지 작동되지 않았다"며 "폐쇄회로(CC)TV 영상과 목격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서도 충돌 직후 잠시 보조 제동 등이 점멸하는 것 외에 주행 중에는 제동 등이 점등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 당시 피의자가 신었던 오른쪽 신발 바닥에서 확인된 정형 문양이 액셀과 상호 일치한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죄에 상응한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재판절차 진술권 보장 등 피해자 보호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행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다수 생명침해 범죄에 대한 가중 처벌 조항이 없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가중처벌 규정이 도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1일 이번 사건을 차량 결함이 아닌 '운전자 과실'에 의한 참사로 결론지으면서 차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신아일보] 장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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