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의 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이 커졌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한 영향이다.
지역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은 지방은행은 수익성 악화 우려에 더해 충당금 추가 적립이 유력시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순이익 규모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적자 전환 가능성도 점쳐진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NK부산·경남·전북·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네 곳의 올 1분기 기준 부동산 및 임대·건설업 대출 잔액은 33조463억원이다. 이는 직전 분기(32조5015억원)와 비교해 1.67%(5448억원), 전년 동기(30조8110억원)보다 7.2%(2조2353억원)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경우 기업대출에서 건설·부동산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9.8%, 8.9%로 절반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사업성 재평가 충당금 추가 적립을 유도하고 있다.
당초 사업성 평가 기준을 양호와 보통, 악화우려 등 세 단계에서 양호, 보통, 유의, 부실우려 등 네 단계로 세분화시켰다. 기존 악화우려 사업장의 경우 대출액의 30%를 충당금으로 쌓았지만 세분화된 기준에 따라 부실우려 단계는 대출액의 75%를 적립해야 한다.
지방은행은 지역 경기 침체,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PF 부실 우려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추가 충당금 적립 압박이 더해진 셈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올해 추가 충당금 적립액은 지난해 순이익을 넘어설 것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실제 iM뱅크(옛 대구은행)를 포함한 5대 지방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합산 순이익은 1조4358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감소한 수치다.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이들 은행은 전년보다 1.8배 많은 1조3482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또 올해 1분기까지 이들 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어든 4755억원으로 집계됐으며,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2748억원(전년比 29.0%↑)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은행은 충당금을 전년 대비 많게는 2.3배까지 늘렸지만 올해는 부동산 PF 옥석 가리기로 충당금 적립 압박은 커졌다”며 “일부에서는 지난해 순이익을 넘어서는 충당금을 적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