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파파존스의 치킨 '외도', 1년 만에 2호점…미국 스타일 통할까
[단독] 파파존스의 치킨 '외도', 1년 만에 2호점…미국 스타일 통할까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4.07.0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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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5일 종로 경희궁 자이 인근 '마마치킨' 직영 2호점 오픈
당초 계획보다 더딘 출점…"2035년 전국 1000곳" 야심찬 목표
'미국식 치킨' 차별화 자신했지만 시장 포화 속 존재감 '물음표'
이달 15일 오픈 예정인 한국파파존스의 마마치킨 2호점이 공사 진행 중인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이달 15일 오픈 예정인 한국파파존스의 마마치킨 2호점이 공사 진행 중인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대형 피자 브랜드 파파존스가 외식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선보인 ‘마마치킨’이 1년여 만에 두 번째 매장을 연다. 당초 작년 론칭과 함께 연내 직영점 추가 오픈 계획을 밝힌 점을 감안하면 다소 늦은 출점이다. 

파파존스가 올 하반기 마마치킨 가맹사업에 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 가운데 일각에선 사업 확장이 기대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3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한국파파존스는 이달 15일 서울 종로 교북동에 ‘마마치킨’ 2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마마치킨은 한국파파존스가 미국식 프라이드치킨과 치킨 윙을 대표 메뉴로 내세운 브랜드다. 미국 3대 피자 브랜드로 꼽히는 파파존스가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국민 간식 ‘치킨’을 앞세워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 공략을 목표로 작년 7월 첫 선을 보였다. 

한국파파존스는 1년여 전 서울 마포에 마마치킨 직영 1호점을 오픈하면서 주 타깃인 MZ세대 취향을 반영해 미국식 치킨과 20여종이 넘는 다양한 소스 등을 차별화로 내세웠다. 

전중구 한국파파존스 사장은 “국내 치킨시장은 K치킨으로 불리는 한국식 치킨이 대세인 상황이지만 마마치킨은 치킨의 가장 기본이자 본질이라 할 수 있는 미국식 오리지널 스타일로 정면 승부할 것”이라며 “좋은 재료로 최고 품질의 피자를 선보인 한국파파존스의 DNA를 마마치킨에 그대로 이식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이달 오픈 예정인 마마치킨 두 번째 매장은 직영 2호점으로서 딜리버리(배달) 전용 가게다. 1호점의 경우 홀과 배달 서비스 모두 가능하다. 마마치킨 2호점이 위치한 서울 종로 교북동 인근에는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과 종로 아파트 대장주 경희궁 자이가 있다. 

한국파파존스는 작년 1호점 출점 때 ‘연내 마마치킨 직영 2호점 오픈’, ‘2024년 7월부터 가맹사업 본격화’를 약속한 바 있다. 2035년까지 전국 1000여개 매장을 출점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밝혔다. 이를 감안하면 마마치킨의 출점 속도는 당초 계획보다 꽤 늦은 셈이다. 

한국파파존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 가맹사업법은 1개 이상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한 가맹본부만이 가맹사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며 “가맹사업의 경우 단시간 확장이 아닌 내실을 다지며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서울 마포에 위치한 마마치킨 첫 매장 오픈 행사에서 서창우 한국파파존스 회장(좌측 다섯 번째)과 전중구 사장(좌측 첫 번째)이 관계자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파파존스]
지난해 7월 서울 마포에 위치한 마마치킨 첫 매장 오픈 행사에서 서창우 한국파파존스 회장(좌측 다섯 번째)과 전중구 사장(좌측 첫 번째)이 관계자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파파존스]
서울의 어느 파파존스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의 어느 파파존스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일각에선 파파존스의 치킨 프랜차이즈시장 공략에 물음표를 갖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미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됐고 국내 소비자는 물론 해외 소비자까지 K치킨 맛에 길들여진 상황에서 미국식 오리지널 치킨이란 콘셉트가 통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3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국내 치킨 브랜드 수는 669개에 달한다. 커피(886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또한 매출액 기준 치킨 빅(Big)3 브랜드로 꼽히는 bhc, BBQ, 교촌의 전국 매장 수(공정위 가맹사업거래, 2022년 말 기준)는 총 5500여개다. bhc(1997개)는 2004년, BBQ(2111개)는 1995년, 교촌(1368개)은 1994년에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식 치킨으로 차별화한다는 콘셉트가 지금 트렌드와 맞는지 의문”이라며 “일찍부터 국내에 진출한 KFC의 경우를 보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KFC는 미국의 정통 캔터키 프라이드치킨을 내세운 브랜드로 올해 국내 진출 40주년을 맞았다. 공정위 가맹사업정보에 따르면, KFC 매장 수는 2022년 기준 194곳이다. 그간 직영점만 운영하다가 올 들어 40주년을 기념해 가맹사업을 공식화하면서 지난 4월 서울 송파구에 가맹 1호 문정역점을 오픈했다. 다만 작년에 8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비단 치킨 전문점뿐만 아니라 마트,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서도 상대적으로 값싼 가격의 가성비 치킨을 내놓을 만큼 이 시장은 레드오션”이라며 “대형 치킨 브랜드들이 그랬던 것처럼 마마치킨 만의 확실한 베스트셀러(수익원)가 없다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파파존스는 지난해 연매출 681억원, 영업이익 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665억원·48억원)보다 매출은 2.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5% 줄었다. 2023년 말 현재 매장 수는 251개(직영 6곳, 가맹 235곳)다. 

이 회사의 최대 주주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처남인 서창우 회장 일가로 지분 51.44%를 갖고 있다. 코오롱그룹 계열의 자동차 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코오롱글로텍이 2대 주주로서 7.83%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