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직 사퇴… 연임 수순
이재명, 대표직 사퇴… 연임 수순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4.06.2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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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 않게 고민해서 거취 결정"… 박찬대 직무대행
최고위원도 '친명 일색' 가능성… 與 "절대 존엄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당권 재도전을 위해 대표직을 사퇴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통해 "조금 전 최고위회의를 마지막으로 민주당 당대표직을 사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들과 나라가 당면한 거대한 이 위기 앞에서 과연 민주당과 저 이재명은 어떤 길을 가야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겠다"며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차기 전당대회는 의례적인 당원들의 축제가 아니라 희망을 잃어버린 국민께 새 희망을 드리고 미래를 여는 중요한 모멘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 및 최고위원, 전국위원장, 시·도당위원장 후보자는 후보자 등록 전까지 지역위원장을 제외한 모든 당직을 사퇴해야 한다. 

이 대표는 연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출마를 안 할 것이라고 확정했으면 사퇴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입장만 생각하면 지금 상태로 임기를 마치는 게 가장 유리할 것"이라며 "얼마 전까지도 연임 얘기를 들으면 웃어넘겼지만, 이제는 그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당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민주당은 8월18일 전당대회까지 박찬대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맡는다.

이 대표는 다음 주 초 당대표 선거후보 등록 공고가 진행되면 등록할 예정이다. 

실제 이 대표가 연임하게 되면 2000년 출범한 새천년민주당 이후 민주당계 정당에서는 첫 사례가 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새정치국민회의와 새천년민주당 총재를 지냈는데, 당시는 대통령이 정당 대표를 겸하던 시절이다.

최근 민주당 내에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항하기 위해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고, 적임자는 이 대표뿐이라며 '연임론'이 일었다. 

'이재명 일극체제'가 더욱 공고해지는 가운데, 이 대표와 호흡을 맞출 최고위원도 친명계 일색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 

친명계는 곧바로 최고위원 출사표를 던지며 '2기 이재명 체제'에 힘을 실었다. 

강성 친명으로 평가되는 강선우 의원은 "재명 대통령 시대, 강선우가 열겠다"며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친명계 재선인 김병주 의원도 출사표를 던지며 "이재명 대표와 함께 2026 년 지방선거승리와 정권창출의 승리를 위해 선봉에 서겠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 4선 김민석 의원과 3선 전현희 의원, 재선 민형배·한준호 의원 등이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거론되는데 모두 친명계다. 

그러나 여권과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을 '방탄용'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 대표가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까지 4개의 재판을 한꺼번에 받는 상황인 만큼 제1야당의 대표직을 유지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당장 여권은 맹공을 쏟아냈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금 민주당은 사실상 '이재명 당'"이라며 "'민주당의 아버지'로 추앙받으며 이미 절대 존엄이 됐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당헌 개정으로 대표 연임 문제에 대한 장애물이 치워졌으니 굳이 시간과 돈을 낭비해 가며 전당대회를 열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대권 가도에 사법 리스크가 걸림돌이 되자 거대 야당의 입법 권력을 활용해 오직 '이재명만을 위한 법'을 마구잡이로 찍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mjkim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