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K패션·엔터 수출 선봉장…'더현대 글로벌' 론칭
현대百, K패션·엔터 수출 선봉장…'더현대 글로벌' 론칭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4.03.3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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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브랜드 해외진출 지원…업계 최초 시도
첫 무대는 일본…현지 유통사 파르코와 협약
'더현대 글로벌'이 첫 진출하는 일본 파르코 시부야점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더현대 글로벌'이 첫 진출하는 일본 파르코 시부야점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K(코리아)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발돋움한다. 글로벌 리테일 기업의 러브콜이 이어지자 국내 중소·중견 패션·엔터테인먼트 브랜드의 수출 전초기지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를 통해 글로벌 인지도를 제고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현대백화점은 경쟁력 있는 한국 토종 브랜드를 소싱해 해외 유명 리테일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신개념 K콘텐츠 수출 플랫폼 ‘더현대 글로벌’을 론칭한다고 31일 밝혔다.

더현대 글로벌은 현대백화점이 △국내 브랜드·콘텐츠 발굴 △통관·내륙 운송·창고 운영·재고 관리 등 상품 수출입·판매에 관한 제반 사항 총괄 △매장 위치·운영 방식 등을 해외 유명 리테일과의 직접 협상 등을 담당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글로벌 매장 대부분을 경쟁력 있는 토종 중소·중견 브랜드로 채울 방침이다. 국내 브랜드는 공간 대여, 인테리어, 별도 판매 수수료 계약 체결 등의 부담을 덜게 돼 직접 해외 리테일에 입점하는 것보다 30%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글로벌 리테일 입장에서도 현대백화점의 검증을 거친 신뢰성 있는 브랜드로 MD(상품기획)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글로벌을 론칭한 건 현대백화점 특유의 K콘텐츠 바잉파워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것으로 판단돼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더현대 서울 등에서 K패션·K엔터·K웹툰 등 기존 백화점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며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본·중국·동남아 등 해외 유명 리테일 기업들이 현대백화점에 협업을 요청하고 있다.

또 마뗑킴, 이미스 등 현대백화점을 통해 오프라인 리테일 진출에 성공한 토종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 니즈도 영향을 줬다.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비용과 리스크 때문에 주저했는데 현대백화점이 해외 진출을 원스톱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은 온라인 판매만 전개하던 200여개 한국 토종 브랜드의 오프라인 진출을 이끌어내고 마뗑킴 등 외국인 매출 최상위권 브랜드를 배출했다”며 “이들과 함께 ‘더현대’라는 브랜드 가치의 위상을 높이고 비즈니스 모델도 확장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현대 글로벌의 첫번째 무대는 일본이다. 현대백화점은 다음 달 일본 대형 유통 그룹 파르코와 더현대 글로벌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1953년 설립된 파르코는 일본 다이마루와 마츠자카야 백화점 운영사인 J.프론트리테일링의 자회사로 시부야점 등 총 1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현지에서 파르코 점포는 ‘아트&컬처’를 키워드로 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현대백화점과 파르코는 일본 도쿄 최고의 ‘MZ 쇼핑몰’로 꼽히는 파르코 시부야점을 시작으로 일본 주요 도시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팝업스토어 브랜드는 현대백화점이 직접 발굴해 K패션 아이콘으로 성장한 브랜드로 엄선한다.

우선 오는 5월 시부야점에서 1호 팝업스토어로 노이스 매장을 오픈한다. 이후 이미스, 마뗑킴, 미스치프 등 11개 브랜드에 대한 단독 팝업스토어를 총 660㎡(약 200평) 규모로 순차적으로 운영한다. 이때 K엔터테인먼트 콘텐츠도 함께 선보이는데 노이스의 경우 배우 박서준 초청 특별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에 앞서 지난달 태국 대표 리테일그룹 시암 피왓과도 K콘텐츠 전문관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아이콘 시암 등 피왓 그룹의 주요 쇼핑몰에도 더현대 글로벌 모델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외에 다양한 해외 쇼핑 랜드마크로 확장할 계획으로 현재 중국, 베트남, 홍콩, 유럽 등의 유수 쇼핑몰들과 더현대 글로벌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더현대 글로벌 론칭은 기성 패션 MD에 머무르던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고 오프라인에서 만나볼 수 없던 브랜드와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안하는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K패션 브랜드 등과 동반성장하며 더 많은 고객에게 인상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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