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DL이앤씨, 자잿값 관리 고전…GS건설은 재시공 여파에 적자
코스피 상장 대형 건설사들이 지난해 모두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원가율에 따라 엇갈린 수익성을 보였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 공정 본격화 등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반면 대우건설과 DL이앤씨는 원자잿값 관리에 고전하며 수익성이 악화했고 GS건설은 검단 아파트 재시공 비용 반영 여파로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시공 능력 평가(이하 시평) 상위 10위권 건설사 중 코스피 상장 5개 사가 지난해 잠정 실적을 최근 발표했다.
이들 건설사는 모두 전년 대비 많은 매출액을 거두며 외형 성장을 이뤘다. 반면 영업이익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을 제외하고 모두 줄었다.
시평 1위 삼성물산의 작년 매출액은 19조3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3%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34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8.2% 증가했다. 카타르 태양광과 네옴 터널 등 해외 양질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하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2위 현대건설은 작년 매출액 29조6514억원과 영업이익 7854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각각 39.6%와 36.6% 증가한 실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전 1단계와 네옴 러닝 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폴란드 올레핀 확장 공사 등 해외 대형 현장 공정이 본격화했고 국내 주택 부문 실적이 반영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시평 3위 대우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11조64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6625억원으로 전년보다 12.8% 감소했다. 이라크와 나이지리아 등 해외 주요 프로젝트에서 매출이 발생했지만 전체 매출의 61.8%를 차지하는 주택건축사업 부문에서 원가율이 높아진 점과 2022년 베트남 THT(떠이호떠이) 법인 실적 확대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5위 GS건설은 작년 매출액 13조43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외형이 9.2% 커졌다. 다만 지난해 지하 주차장이 붕괴한 검단 아파트 재시공 비용 선반영에 따라 영업손실 388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시평 6위 DL이앤씨의 지난해 매출액은 7조9945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3312억원으로 2022년과 비교해 33.3% 줄었다. 건자잿값 급등 여파로 원가율이 높아진 게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작년 3분기 기준 DL이앤씨의 원가율은 90%로 전년 동기 87.2% 대비 2.8%p 상승했다.
올해는 공사 물량이 적은 만큼 건자재 수요도 줄어 건설업계의 원자잿값 부담이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올해 공사 물량이 전년 대비 2.5% 감소하고 시멘트와 골재, '철근 및 봉강' 수요는 각각 1%와 1.1%,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올해는 착공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원자재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며 "다만 자재 공급 및 생산 여건에 따라 가격이 오를 수도 있는 만큼 이에 따른 리스크를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