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담은 미디어 파사드,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눈길
유통산업은 다른 업종보다 소비자들과 심리적·물리적 접점이 넓고 친숙하다. 소비 트렌드에 따른 변화 속도 역시 빠르다. 기업들이 제품·브랜드·마케팅·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고 뺏길 수도 있다. 경영 리더십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업종이다. 신아일보는 기획 섹션 ‘매치업(Match-up)’을 통해 다양한 주제로 유통 전반에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시장을 주도하는 맞수 기업들을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빅(Big)3가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변신을 꾀했다. 특히 ‘인증샷’으로 자신들의 경험을 자랑하고 싶어 하는 MZ세대를 겨냥해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감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마이 디어리스트 위시(My Dearest Wish)’를 테마로 연말이면 ‘편지’로 안부를 전하던 향수 어린 감성을 빈티지한 무드, 아날로그적 요소에 담아 비주얼로 풀어냈다. 지난해 호평을 받은 동화적 분위기를 계승하면서 비주얼과 연계한 스토리·공간·콘텐츠 등을 강화했다. 스토리의 경우 정세랑 작가와 손을 잡았다.
롯데는 대표적으로 본점 앞 100미터(m)가량을 유럽의 크리스마스 상점거리로 연출했다. 또 15m 높이의 자이언트 트리를 설치했다. 쇼윈도에는 ‘움직이는 피규어·크리스마스 선물 상품·인터랙티브 미디어·인피니티 미러’ 등을 배치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1층 본관 내부에는 빈티지 분위기의 ’포스트 오피스‘를 만들었다.
본점 영플라자 외벽에 설치된 대형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서는 크리스마스 테마의 스토리를 담은 애니메이션도 선보였다. 2분 분량의 영상에는 이야기의 주인공인 어린 아이 ‘해아’가 레터 하우스에서 크리스마스 요정 ‘똔뚜’와 만나 마법 편지를 보내는 이야기를 담았다.
신세계는 375만개 LED칩을 사용해 본점 외관 미디어 파사드를 꾸몄다. 외벽 전체가 63×18m 크기의 거대한 스크린으로 탈바꿈해 한층 깊어진 몰입감과 생동감을 선사한다.
신세계는 특히 해당 파사드에서 ‘신세계 극장(SHINSEGAE THEATER: from legacy to fantasy)’이라는 주제의 판타지 극을 상영한다. 커튼이 걷히고 문이 열리면 캐럴이 울리고 꼬마 병정·루돌프·테디베어와 함께 달리는 선물 기차, 크리스마스 트리로 둘러싸인 아이스링크 등이 있는 크리스마스 세상으로 들어가 축제를 즐기는 콘셉트다. 영상에는 신세계 대표 캐릭터인 ‘푸빌라’가 카메오로 출연한다. 신세계는 이를 앱(애플리케이션) 이벤트로 진행해 선물을 증정한다.
본점 내부에는 처음으로 홀리데이 선물 상점 ‘더 기프트 숍(The Gift Shop)’이 운영된다. 또 본관 4층과 신관 3층을 잇는 통로는 크리스마스 마켓 거리로 변신했다. 이외 강남점은 외벽에 별 장식을 수놓았고 경기점은 죽전역 사잇길을 크리스마스 게이트로 바꿨다. 타임스퀘어점 등에서는 푸빌라가 고객을 맞는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크리스마스 테마는 ‘해리의 꿈의 상점(La boutique d' Harry)‘이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사운즈 포레스트에 11m 높이의 트리와 현대백화점의 16개 전 점포를 상징하는 16개의 유럽 부티크(상점), 6000여개 조명 등으로 ’H빌리지‘를 조성했다. H빌리지는 총 약 1000평 규모로 실내에 들어선 크리스마스 연출 중 국내 최대 규모다.
현대백화점은 현대백화점에서만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 H빌리지에 입장한 고객들은 동화 속 이국적인 골목길과 크리스마스 트리(시각), 캐럴(청각), 보들보들한 해리 인형(촉각), 달콤한 크리스마스 케이크(미각), 더현대 서울의 시그니처 향으로 숲의 향기를 머금은 ‘사운즈 포레스트’(후각) 등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꾸몄다.
현대백화점은 직접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참여해 개발한 해리 키링, 에코백, 머그컵, 핸드크림 등 ‘현대백화점 2023 크리스마스 에디션’ PB(자체브랜드) 상품 9종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