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분식도 '폼나게'…두끼 떡볶이의 세련된 변신
[현장] 분식도 '폼나게'…두끼 떡볶이의 세련된 변신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10.1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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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 프리미엄 매장 'DOO771' 오픈
기존 '무한리필'과 차별화 '비스트로' 콘셉트
합리적 가격에도 '가심비' 충족…가맹사업 검토
비스트로 콘셉트의 두끼 새 브랜드 'DOO771' [사진=박성은 기자]
비스트로 콘셉트의 두끼 새 브랜드 'DOO771' [사진=박성은 기자]

프랜차이즈 ‘두끼’ 하면 바로 떠오르는 건 ‘떡볶이’다. 두끼 창업자인 김관훈 대표는 입맛에 따라 다양한 토핑을 즉석떡볶이에 곁들여 무한으로 맛보는 발상으로 2014년 첫 출점을 했다. 이후 두끼는 10여년이 채 안 돼 전국에 200여곳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인기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런 두끼가 새로운 브랜드 ‘DOO771’를 서울 강남 한복판에 선보였다. 기존 두끼는 무한리필 콘셉트로 친구, 연인, 가족이 푸짐하게 떡볶이와 튀김 등 분식을 맛볼 수 있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에 DOO771는 세련되고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분식을 즐기는 ‘비스트로(bistro)’ 콘셉트다. 레스토랑에 비해 가격, 격식 등의 부담은 덜하면서 일반 분식집보다는 더욱 깔끔한 인테리어와 친절한 서비스, 다양한 메뉴로 차별화했다. 

두끼가 프리미엄 분식 매장을 냈다는 얘기를 듣고 ‘두끼 강남점’으로 지도 검색을 했지만 주소가 보이지 않았다. 다시 확인해보니 간판이 DOO771이었다. 처음엔 무슨 말인가 싶었다. 잠깐이긴 하지만 이걸 어떻게 읽어할지 난감했다. 가만 보니 숫자 771이 두끼의 ‘끼’로 보였다. 두끼를 영어 스펠링과 숫자로 풀어 새로운 브랜드로 만든 것이다. 무늬만 MZ인 사람으로서 꽤 신선했다. 이게 ‘찐’ MZ 감성인가. 

◇론칭까지 1년여의 시간…'식기 하나도 세심하게'
DOO771는 지난 9월 22일 프리 오픈을 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손님을 맞고 있다. 출점까지 1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김관훈 대표의 주문 아래 젊은 직원 중심으로 TF를 꾸려 브랜드 콘셉트와 상권 분석, 레시피, 인테리어 등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연구하고 발로 뛰었다. 기존과 다른 ‘프리미엄’으로 가되 단순히 ‘비싸다’라는 이미지를 입히기엔 곤란했다. 국내 정서상 길거리음식이 비싸면 거부감부터 들기 마련이다. 적정선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맞추면서도 분식에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를 어떻게 주는지가 관건이었다. 메뉴 선정은 물론 포크 하나, 테이블 세팅까지 세심하게 살폈다. 

TF를 이끌었던 이동렬 두끼 브랜드전략팀장은 “언더렌지 테이블과 인덕션 냄비부터 포크, 접시 등 기물 자체를 여타의 분식점과 차별화하면서 브랜드 콘셉트와 잘 어울리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며 “남대문시장만 수십 번 찾을 정도”라고 말했다. 

DOO771의 내부 모습. [사진=두끼]
DOO771의 내부 모습. [사진=두끼]
하루 한정으로 10개만 판매하는 '아롱스지 전골떡볶이' [사진=박성은 기자]
하루 한정으로 10개만 판매하는 '아롱스지 전골떡볶이' [사진=박성은 기자]

대표 메뉴는 ‘전골떡볶이’다. 오리지널을 비롯해 아롱스지, 우삼겹, 치킨스테이크 4종으로 세분화했다. 아롱스지는 하루 10개만 파는 한정 메뉴다. 가장 반응이 좋은 건 우삼겹 전골떡볶이다. M사이즈는 2~3인분, L 사이즈는 3~4인분 정도의 양이다. 가격은 2~3만원 초반대다. 특히 평일 점심 한정으로 데리마요 치킨덮밥과 탄산음료를 기본 제공해 두끼 장점인 가성비를 유지했다. 

◇순대 하나에 소스만 세 개, '힙한' 하이볼과 소맥
DOO771에선 개성 넘치는 사이드메뉴와 함께 가볍게 음주할 수 있는 점도 돋보였다. 사이드 메뉴로는 △크림 콘뉴끼 △순대 한 접시 △튀김플래터 △먹물타르오징어튀김 △달달감자구마 △대왕김말이 △콘옥수수튀김 △단품 어묵(5종) △볶음밥(4종) 등이 준비됐다. 특히 찰순대와 돼지불고기를 채워놓은 고기순대로 구성된 순대 한 접시는 흔히 나오는 순대와 달리 소스를 다양화했다. 함께 나오는 소스는 바질기름장, 스파클링쌈장, 히말랴야소금 3종이다. 개인적으로는 고기순대와 바질기름장 조합이 제일 좋았다.

달달감자구마는 하트 모양의 감자튀김이 특징이다. SNS에도 사진이 꽤 올라온다. 뇨끼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크림 콘뉴끼는 점심 메뉴로 반응이 좋다. 

분식과 페어링하는 주류에 상당히 신경을 쓴 듯 보였다. 단순히 소주, 맥주 정도로 비치한 게 아니다. 주종은 하이볼(5종)과 스텔라 아르투아 생맥주, 서울의 밤 증류주다. 하이볼은 MZ세대가 선호하는 트렌드에 매운 전골떡볶이와의 궁합을 고려했다. 실제 아롱스지 전골떡볶이에 오미자하이볼을 곁들였는데 잘 어울렸다. 스텔라 생맥주와 서울의밤 증류주를 섞은 ‘27소맥’도 있다.

사이드 메뉴 '순대 한 접시' [사진=박성은 기자]
사이드 메뉴 '순대 한 접시' [사진=박성은 기자]
사이드 메뉴 '달달감자구마' [사진=박성은 기자]
사이드 메뉴 '달달감자구마' [사진=박성은 기자]
DOO771의 주요 메뉴 촬영 이미지. [사진=두끼]
DOO771의 주요 메뉴 촬영 이미지. [사진=두끼]

이동렬 팀장은 “의외로 점심때보다 저녁 손님이 더 많다”며 “분식과 잘 어울리는 음주거리와 탁 트인 창밖으로 강남 골목 야경을 바라볼 수 있는 뷰가 한 몫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DOO771 강남 매장은 두끼의 플래그십 매장이면서도 여러 메뉴를 시도해보는 테스트베드로 활용될 방침이다. 또 메뉴 완성도를 좀 더 높여 향후 성수를 비롯한 서울 인기 상권에 매장을 추가 개설할 계획이 있다. 기존 두끼 상권과 겹치지 않는 내에서 별도의 가맹사업도 검토 중이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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