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이 1년 새 7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줄어든 반면 이자 비용은 급증한 영향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은 2배 이상 늘었다.
10일 기업 경영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500대 기업 중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47개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1.16으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수입에서 얼마를 이자비용으로 쓰고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이자비용)으로 나눠 산출한다. 이에 수치가 크면 클수록 재무건전성이 뛰어나다.
올 상반기 1.16은 전년 상반기(4.42) 대비 3.26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영업이익은 줄어든 반면 이자비용은 늘었기 때문이다.
상반기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1.7% 감소한 89조320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33조8807억원에서 75조694억원으로 121.6%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분야 부진이 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0조2552억원 줄었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 감소분의 64.5%를 차지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의 수는 지난해 상반기 47개에서 올 상반기 98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 기업 중 2년 연속 1미만인 기업의 수는 37개다.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발전 공기업인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서부발전, 지역난방공사 등과 이마트, 롯데쇼핑, 호텔롯데, 컬리 등 유통업의 대표 기업들도 이름을 올렸다.
500대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은 곳은 코리안리로 1810.2에 달했다. 또 △한전KPS(666.5) △롯데정밀화학(364.6) △BGF리테일(326.4) △삼성화재해상보험(313.9) △대한제강(215.1) △LX세미콘(187.6) △현대엔지니어링(185.6) △에스원(171.3) △KT&G(119.5) △경동도시가스(108.4) △크래프톤(102.8) 등은 세 자릿수 이자보상배율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 중이었다.
21개 업종 중 전년 대비 이자보상배율이 오른 업종은 조선 및 기계설비 뿐이었다. 나머지 20개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IT전기전자(-39.9p), 제약(-36.6p)과 석유화학(-16.9p)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업종별로는 제약업종이 큰 폭의 하락에서도 10.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보험업종이 8.3, 자동차 및 부품업종이 6.5, 통신 5.3, 조선 및 기계설비업조이 5.2 순으로 5 이상을 유지했다.
반면 공기업이 가장 낮은 마이너스(–)2.5였으나 지난해 –6.5에 비해 개선됐다. IT전기전자 업종에서는 반도체 등의 부진으로 –0.45로 다음을 차지했다.
한편 이자비용이 전무한 곳은 빙그래, 원익IPS, 현대오토에버 등 3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