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 생산성이 큰 폭 개선됐다. 특히 인터넷은행의 강점인 인력·비용 효율화 영향으로, 직원 1인당 벌어들인 이익은 시중은행을 압도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직원 1인당 벌어들인 충당금적립전이익(이하 적립전이익) 평균은 2억7500만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7900만원) 대비 248.1%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직원 1인당 2억1100만원 적자를 냈던 토스뱅크가 올해 흑자 전환(2억7300만원)에 성공한 게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2억1700만원→2억5300만원)와 케이뱅크(2억3000만원→3억원) 역시 생산성 개선을 이뤄냈다.
적립전이익은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 등 지출비용을 차감한 뒤 대손충당금을 제외하기 전의 금액이다. 일회성 요인 등을 제외하고 순수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은행의 순수영업능력을 살필 수 있다.
은행원 1인당 적립전이익은 총금액을 전체 직원 수로 나눠 계산한 수치로, 대표적인 생산성 지표로 쓰인다.
인터넷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개인사업자 대출을 차례로 내놓으며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또한, 높은 금리경쟁력을 바탕으로 예·적금 등 수신상품에도 힘을 줬다.
그 결과 수익성이 높아진 가운데 초기 투자비용은 회수되고, 시중은행 대비 적은 직원 수와 무점포 영업이라는 장점이 합을 맞추면서 인터넷은행 생산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은행 생산성은 시중은행을 1억원 가까이 앞질렀다. 상반기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직원 1인당 생산성은 평균 1억8400만원으로 인터넷은행보다 9100만원 낮았다.
인터넷은행 중 직원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높은 케이뱅크(3억원)와 시중은행에서 가장 낮은 우리은행(1억5900만원)의 격차는 두 배에 달했다.
5대 시중은행은 점포와 인력을 줄여 생산성 개선을 일궈낸 모습이다. 5대 시중은행 직원 수는 지난해 상반기 6만8228명에서 올해 상반기 6만7408명으로 1년간 820명 줄었다. 같은 기간 점포 역시 3770개에서 3628개로 141곳 감소했다.
그 결과 시중은행 직원 1인당 평균 생산성은 지난해 상반기 1억4700만원에서 1년새 25.2% 늘었다.
반면 인터넷은행은 인력을 늘리면서 생산성 개선도 함께 이뤄냈다. 인터넷은행 3사 직원 수는 지난해 상반기 1845명에서 올 상반기 2344명으로 27.1%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카카오뱅크가 281명, 토스뱅크 154명, 케이뱅크는 64명 등 각각 늘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력 충원으로 인건비 등 비용은 늘었지만, 이를 넘어서는 수익 개선이 이뤄져 생산성이 향상됐다”며 “시중은행 대비 소규모 인력과 무점포 영업하는 인터넷은행 특성상 생산성이 더 높아지기 수월한 구조”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