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작가 앨러스데어 그레이의 장편소설 ‘가여운 것들’이 출간됐다.
2일 출판사 황금가지에 따르면 ‘가여운 것들’은 발표 후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얻으며 휘트브레드상과 가디언 픽션상을 수상했고 그레이의 작품 중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그레이는 20여 년의 집필 끝에 완성된 첫 출간작 ‘라나크’로 단테, 조이스, 오웰, 카프카 같은 문학계 거장들에 비견되며 스코틀랜드 문학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도서 ‘가여운 것들’은 어느 빅토리아 시대 문건을 우연히 입수하고 재출간하게 된 경위를 알리는 서문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다.
한 천재 의사에 의해 죽음에서 되살아난 여성을 둘러싼 기이한 일화들과 군상극을 담은 회고록, 그리고 이를 반박하는 편지로 이어지며 흥미롭게 전개된다.
환상적 리얼리즘 기법에 탁월한 앨러스데어 그레이는 ‘편집자’로서 개입해 허구의 이야기와 실제 역사를 뒤섞으며 제국주의, 빈부 격차, 성차별 등의 문제를 비판적이고 풍자적인 시선으로 그려 낸다.
과거의 기록물에서 수집한 삽화와 실제로 저명한 화가이기도 했던 그레이가 직접 그린 판화 역시 몰입감을 높이는 요소다.
이 작품을 바탕으로 요르고스 란티모스가 감독한 영화가 올해 중 공개될 예정이며 엠마 스톤, 윌렘 데포, 마크 러팔로가 출연한다.
한편 앨러스데어 그레이는 1934년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에서 공장 노동자와 의류 창고 직원의 자녀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도서관을 즐겨 다니며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에서 큰 영향을 받았으며, 고등학생 시절에는 교내 잡지 편집에 참여했고 엽편과 단편도 쓰곤 했다.
1981년, 20여 년이 걸린 집필 끝에 출간된 대작 ‘라나크’로 언론과 비평가의 찬사를 받으며 소설가로서 활동을 시작했고 환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현대 문명을 풍자하는 그의 독특한 작풍은 어빈 웰시, A. L. 케네디, 이언 뱅크스 등의 후대 작가에게도 깊은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