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교 위원장 "양극화 문제 해결 역점…상생협력 저변 확대"
코로나19가 쓸고 간 2022년은 평온이 아닌 ‘공포’로 표현됐다. 오히려 경제시장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며 산업계는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빠졌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은 기업을 더욱 괴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산업계는 ‘변화’로 대응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1위 기업 삼성전자는 회장시대를 다시 열며 재무장했고, 재계에선 1980년대생 3~4세 오너가 경영 전반에 등장하며 신사업으로 맞섰다. <신아일보>는 15일부터 2022년이 끝나는 그날까지 한국대표 10대그룹을 중심으로 산업계를 결산한다. 오늘(30일)은 2022년 그 마지막날로 결산 번외 편을 준비했다. 10대그룹이 동반위와 함께 1년간 진행한 따뜻한 '상생' 스토리로 2022년을 마무리한다./ <편집자 주>
동반성장위원회가 2022년 '자생적 동반성장 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했다. 자율·참여·협력의 동반성장 민간 플랫폼 구축에 무게를 뒀다. 주요 10대 그룹을 포함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극화 해소 자율협약'이 상생협력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30일 동반위에 따르면, 올해 양극화 해소 자율협약은 삼성·SK·현대·LG·롯데·GS 등이 참여하며 18개사가 37건을 체결했다.
◇중소 양극화 해소…92개 대기업 참여, 26조 규모
동반위는 협력 중소기업의 임금 및 복리후생 지원을 위해 2018년부터 양극화 해소 자율협약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했다. 대기업·공기업, 협력 중소기업, 동반위가 3자 자율 협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대기업은 협력 거래(하도급·위·수탁·납품·용역 등)에서 대금 제대로 주기 3원칙(제값 쳐주기·제때 주기·상생결제로 주기)을 준수한다. 협력 중소기업은 중소기업 간 거래에서도 대금 제대로 주기 3원칙을 준수하고 임직원 근로조건 개선과 고용확대 노력 등을 통해 상생협력 모델을 구축한다.
지난 3년간 동반위는 총 92개 대기업과 양극화 해소 자율협약을 통해 9만여개 중소기업에게 약 26조1882억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인센티브 지원, 내일채움공제, 공동근로복지기금 등 협력사 임직원의 급여, 상여금 등을 직접 지원하는 임금 및 복리후생 지원에 1조2973억원이 투입됐다. 공동기술개발, 스마트공장 구축, 생산성 향상 지원 등 협력사의 임금지불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간접 지원에 6조1662억원이 쓰였다. 직접 혹은 시중은행과 공동출자를 통해 펀드를 조성하고 협력사의 경영안정화를 위한 자금 저리(무이자) 대출을 해주는 경영안정금융에는 18조7247억원이 지원됐다.
◇'삼성·SK·현대·LG·롯데·GS', 동반위 발맞춰…상생경영 앞장
동반위는 올해 기업에 대한 규제 중심에서 친시장적 정책 수단으로 전환하고 시장의 자율과 창의에 사회적 형평성을 결합한 자생적 동반성장 정책을 적극 추진했다. 그 결과 양극화 문제 개선 필요성 공감대를 이룬 10대 그룹을 중심으로 상생협력 저변 확대를 이끌었다.
'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는 철학을 강조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그룹이 상생경영에 앞장섰다. 삼성물산(건설·패션),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기 등 삼성 5개 관계사는 지난 10월 양극화 해소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를 위해 올해부터 3년간 2조1743억원을 투입하고 중소기업과 임직원을 대상으로 임금 및 복리후생 지원, 임금지불능력 제고 지원, 경영안정금융 지원 등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삼성SDI도 3년간 1552억원 규모로 제조 산업 특성에 부합하는 양극화 해소 상생협력 모델을 지원한다.
SK그룹은 동반성장 문화 정착에 모범을 보였다. SK텔레콤과 SK에코플랜트, SK실트론, SK㈜ C&C는 올해 양극화 해소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협력사 납품단가 증액 프로세스'를 운영해 협력사가 납품단가 인상 요청 시 적정성 검토를 통해 계약변경에 반영하도록 했다. SK텔레콤은 3년간 8058억원 규모로 임금 및 복리후생 지원, 임금지불능력 제고 지원, 경영안정 금융 지원 등 양극화 해소 상생협력 모델을 운영한다. SK에코플랜트와 SK실트론, SK㈜ C&C도 각각 927억원, 481억원, 431억원을 쏟아 양극화 해소에 동참한다.
범현대가는 양극화 해소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동반성장 지원에 적극 나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납품단가 조정협의 제도를 운영해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협력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자발적으로 노력한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 970억원, 현대건설 1703억원, 현대트랜시스 1072억원, 현대엘리베이터 135억원, KCC 157억원 규모를 투입해 양극화 해소 상생협력 모델을 운영한다.
LG그룹은 협력 중소기업의 어려움 해결을 위해 자발적으로 나섰다. 상생협력 모델 운영을 위해 LG유플러스는 1550억원, LG CNS 513억원, LG디스플레이 2033억원, LG이노텍 1447억원을 투입한다. LG이노텍은 협력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 구축지원, 생산성 향상 지원, 지속가능경영 지원,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한다.
롯데그룹은 협력 중소기업 소통에 방점을 찍고 동반성장 문화확산에 공을 들였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2022년 동반성장 대상' 시상식에서 ‘양극화 해소 자율협약 분야’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롯데케미칼은 3260억원을 투입해 협력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과 기술혁신 지원에 나선다. 롯데알미늄과 롯데하이마트도 각각 900억원, 67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GS그룹의 상생경영 활동 선봉장은 GS건설이 맡았다. GS건설은 '양극화 해소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협력 중소기업에 안전담당자 인건비, 복리후생, 공동기술개발, 성과공유제 등을 지원하는데 933억원을 사용한다.
동반위는 2023년에도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문제 해결에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오영교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정부와 대기업, 중소기업, 국민이 대·중소기업 간의 양극화 문제 심각성과 개선 필요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동반위 역할"이라며 "양극화문제를 해소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뤄내도록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