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줄이 확대되고 있다. 은행권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기술력·혁신성 등을 평가해 대출을 내주는 기술금융에 힘을 싣고 있다.
은행권이 기술금융에 집중하는 배경은 거래기업 확보에 있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가계대출이 꺾인 상황에서 미래가 유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강소기업을 미리 유치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국내 17개 은행이 보유한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누적 기준 341조7144억원으로 전년 동기(315조4608억원) 대비 8.3%(26조2536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술신용대출 취급 건수도 80만6598건에서 88만913건으로 9.2%(7만4315건) 늘었다.
기술신용대출은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자본이 부족해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등에 기술력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기술금융 제도의 일환이다.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기술신용대출은 일반적인 기업대출과는 달리 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에 대한 평가 비중이 높다. 여기에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대출한도를 높여줌으로써 자금조달을 돕는다. 따라서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와 신용이 부족해 일반 기업대출 이용이 어려운 창업 초기 기업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된다.
은행권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술금융을 공급해오고 있다. 2017년 3월 처음으로 잔액이 100조원을 돌파했고 2019년말 200조원, 지난해 300조원을 넘어섰다.
은행별 기술금융대출 잔액을 보면 10월말 기준 IBK기업은행이 103조9995억원으로 압도적 선두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게 기술금융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점유율 1위를 지키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이 47조8790억원을 취급하며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 47조6954억원 △우리은행 44조330억원 △하나은행 42조5664억원 △NH농협은행 22조2851억원 순이다.
5대 시중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 합계는 204조4589억원으로 1년 전(184조8084억원)보다 10.6%(19조6505억원) 불어났다. 같은 기간 기업은행의 증가세(9.3%·8조8275억원)보다 더 많이 늘었다. 시중은행의 기술금융 참여가 확대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기술금융 운영 경험이 축적된 데다, 상생 경영이라는 최근 기조와도 맞는 만큼 앞으로 기술신용대출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