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금융투자협회(금투협)의 제6대 회장직을 두고 경제·금융통의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새 금투협회장 후보에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저마다 업계의 성장과 제도개선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금융투자업계의 발전을 고민하는 이들의 닮은 듯 다른 생각을 차례로 만나 직접 들었다. <편집자 주>
“협회와 회원사 간 소통하는 방법이 아쉬웠습니다. 소통에 방점을 둔 협회 운영으로 현재 업계가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습니다.”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는 “과거 13년간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며 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배운 경험을 쏟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대표는 1957년생(닭띠)이다. 1983년 대우증권 입사를 시작으로 △1999년 IB(기업금융)본부장 △2001년 법인사업 본부장 △2003년 자산관리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능력을 입증했다.
이후 2005년 교보증권으로 적을 옮겨 △IB본부장 △프로젝트금융본부장 △IB투자본부장 등을 거쳐 2008년 교보증권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이후 13년간 교보증권을 이끌면서 금융투자업계를 대표하는 장수 CEO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김 전 대표는 현업에서 물러난 뒤에도 올해 9월까지 교보증권 경영상담역을 맡았다.
김 전 대표는 “지방 출신에 내성적인 성격 탓에 영업부서에서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며 “하지만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니즈를 파악하려는 자세로 좋은 실적을 달성한 결과 대표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장이 된다면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원하는 걸 듣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협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 구성원들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도 세웠다.
김 전 대표는 “통상 조직은 위기가 닥치거나 회장이 바뀔 때마다 조직 구성원들이 바뀐다. 이는 내 경험에 빗대 봤을 때 옳은 방법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며 “기존 인원들이 갖춘 인(人)프라는 무시할 수 없다. 이들이 한곳에 오래 머물러야 국회를 비롯한 정부, 금융당국과의 소통은 더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해준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중 주요내용.
Q. 현직 때 금투협에 바랐던 점은 무엇인가.
A. 재직 당시 회원사의 의견을 협회에 건의할 수 있는 창구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었고, 건의하기 위해서는 눈치 아닌 눈치를 봤었다. 금투협회장이 된다면 협회와 회원사 간 소통하는 방안을 필히 마련해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
Q. 경기 침체 속 협회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현재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인플레이션 문제로 각국 중앙은행은 앞 다퉈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다. 다만 협회는 금리인상에 대해 개입할 수 없지만 금융당국, 정부 등과 머리를 맞대고 금리인상에 맞춰 많은 고민과 의견을 수립해야한다고 생각한다.
Q. 협회장이 된다면 반드시 이것만큼은 이행하겠다고 생각한 점은 무엇인가.
A. 통상 증권사들은 대부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로 수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자금 시장 동결과 고금리 영향에 부동산PF로 수익을 내기에는 어려운 구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통상 증권사들은 수익을 내기 위해 시장 흐름에 따라 상품들을 마련한다. 하지만 상품 출시를 위해 감독당국, 규정 등을 만드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된다. 이를 빨리 캐치해 제도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
Q. 윤석열 정부는 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융투자소득세 2년 유예를 결정했지만, 야당 측은 내년부터 시행하고자 한다. 이에 대한 생각, 개선해야할 점 들은 무엇인가.
A. 국내 주식 시장의 경우 미국 시장과 비교해 규모가 작다. 미국은 배당 위주 상품들이 많아 은퇴 후 대부분 주식에 투자해 노후를 보낸다. 우리나라도 최근 노령 인구가 많이 늘었으며, 앞으로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노령 인구가 많다면 재정 적자는 큰 문제로 다가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배당투자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등 선진국과 반대로 1년 이상 배당 투자에 나서면 종합과세를 메기기 때문에 배당투자에 나설 수 없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재 개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