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운송·식품·통신 축소…LG화학·LG엔솔·롯데케미칼 확대
국내 대기업들이 올 상반기에 투자한 설비투자 금액만 90조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경기 둔화 전망에도 지난해보다 투자액을 늘리며 미래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가 투자액을 늘린 데 반해 삼성전자가 투자액을 줄이면서 대비를 이뤘다.
2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해 기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하고 전년 동기 대비 비교가 가능한 349개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설비투자 금액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설비투자 금액은 총 92조78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85조8857억원보다 7.2%(6조1928억원) 증가한 수치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 업종의 투자액이 올 상반기 43조249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500대 기업 전체 투자액의 47%에 달한다. 이어 △석유화학 10조1830억원 △공기업 9조7890억원 △자동차·부품 5조6247억원 △통신 4조7043억원 등 순이었다.
올해 상반기 조사대상 21개 업종 중 지난해보다 투자를 확대한 업종은 17개였다. 이 중 설비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업종은 IT전기전자였다. IT전기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39조425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3조2492억원으로 3조8238억원(9.7%↑) 늘렸다. 그 뒤를 △석유화학 1조2286억원(13.7%↑) △건설·건자재 7430억원(68.1%↑) △철강 5045억원(20.6%↑) △자동차·부품 4141억원(7.9%↑) 등이 따랐다.
공기업·운송·식음료·통신 업종은 지난해보다 투자를 축소했다. 가장 많이 줄인 업종은 공기업으로 조사됐다. 공기업은 지난해 상반기 10조6876억원에서 올 상반기 9조7890억원으로 투자액을 8986억원(8.4%↓) 줄였다. 다음으로 △운송 7571억원(37.6%↓) △식음료 3114억원(18.0%↓) △통신 2045억원(4.2%↓) 등 순으로 줄였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설비투자 금액이 21조734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K하이닉스 10조4140억원 △한국전력공사 5조9609억원 △LG화학 3조9457억원 △LG에너지솔루션 2조8517억원 등으로 투자액이 컸다.
최근 1년 동안 투자액을 가장 많이 확대한 기업은 SK하이닉스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상반기 7조4772억원에서 올해 10조4140억원으로 2조9367억원(39.3%) 늘렸다. △LG화학(1조3334억원·51.0%↑) △LG에너지솔루션(1조3113억원·85.1%↑) △롯데케미칼(8864억원·324.3%↑) △LG디스플레이(8581억원·49.8%↑) 등도 투자액을 많이 늘렸다.
반면 삼성전자는 투자액을 가장 많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25조114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1조7341억원으로 3조3808억원(13.5%↓) 투자를 줄였다. △한국전력공사(8615억원·12.6%↓) △현대케미칼(8202억원·79.3%↓) △HMM(8073억원·95.4%↓) △현대오일뱅크(6838억원·59.9%↓) 등도 설비투자를 축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