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찾는 주택 수요, 외곽으로 유입…비규제 지역 영향도 작용
수도권 아파트값이 13주 연속 내림세인 가운데 이천시 아파트값은 2020년 11월 셋째 주부터 46주 연속 오르며 다른 양상을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 아파트값에 대한 고점 인식이 확산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 지역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천시가 대출이 쉬운 비규제지역이라는 점도 가격 상승 요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1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9% 내렸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 5월 첫째 주 0.01% 내리며 전주 보합에서 하락 전환한 이후 13주 연속 하락세다. 6월까지 0.01~0.04%를 보이던 주간 하락 폭은 7월 들어 0.06~0.08%로 커졌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경기도 이천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한 주도 내리지 않으며 오름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중 올해 아파트값이 한 주도 하락하지 않은 곳은 이천시가 유일하다. 이천시 아파트값은 2020년 11월 셋째 주부터 46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으며 가장 최근 조사 시점은 이달 첫째 주에는 0.1% 올랐다.
전문가들은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 대한 고점 인식이 여전히 강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도권 외곽으로 수요가 지속해서 유입하며 이천시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동산원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이천시가 포함된 경기 동부2권의 8월 첫째 주 매매수급지수는 98.2로 집계됐다. 경기도 전체 매매수급지수 89.2 대비 9p 높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낮을수록 공급이 많고 높을수록 수요가 많음을 의미한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은 가격이 너무 높다 보니 수요가 저가 단지가 많은 외곽으로 빠지고 있는 추세"라며 "GTX 등 서울 연결 교통망 구축에 대한 기대감도 지속해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대표(경인여자대학교 교수)도 "수도권 주요 도심 가격이 높다 보니 수요가 외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대출 금리가 높은 가운데 현금이 부족한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가격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점도 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주택 가격에 따른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제한 등 각종 규제가 적용된다.
서진형 대표는 "대출 진입 장벽이 낮은 비규제지역으로 실수요자들이 살 수 있는 주택을 찾아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금리 상승이 지속하는 가운데 매수세가 강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