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사업 대비 접근성에, 먹거리 트렌드 '안테나' 역할로 '외도'
식품대기업들이 외식사업으로 ‘외도’ 중이다. 본업과 연관이 깊어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으면서도 소비자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장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노출된 다양한 맛집들 중에는 식품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 꽤 있다. 기업마다 외식 브랜드 홍보·마케팅 활동에 대한 편차가 크다보니 일반 소비자들은 식품대기업이 운영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동원, 농심, 매일유업 등 국내 식품대기업의 외식사업 진출이 계속 되고 있다.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타 사업 대비 접근성이 높고 외식 매장이 먹거리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는 ‘안테나’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업계 1위 CJ제일제당은 딤섬 전문 ‘몽중헌’과 미슐랭 1스타를 획득한 파인다이닝 한식당 ‘소설한남’, 베이징덕(북경오리) 맛집 ‘덕후선생’ 등 고급 레스토랑 14곳을 운영한다. 이들 모두 SNS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몽중헌은 청담·안국 등 매장만 9곳이다. 광동식 중식당 ‘쥬에’와 모던레스토랑 ‘모수서울’도 CJ제일제당 소유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모그룹 계열사인 CJ푸드빌에게 몽중헌을 넘겨받으면서 외식사업을 시작했다. 다만 홍보활동은 특별히 하지 않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레스토랑은 매출보다는 외식 트렌드 파악과 셰프 확보 차원에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동원F&B는 자회사 동원홈푸드를 통해 샐러드 전문 ‘크리스피 프레시’, 커피&샌드위치 주력의 ‘샌드프레소’를 운영 중이다. 크리스피 프레시는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 5월 1호점을 낸 후 2년 새 12개 매장으로 늘렸다. 지난해 3월 론칭한 샌드프레소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서울과 인천, 대구 등지로 매장을 확장했다. 동원은 이탈리아 레스토랑 ‘포르투7’도 지난해 12월과 올 2월 잇달아 오픈했다.
농심은 2008년 글로벌 카레전문점 ‘코코이찌방야’를 선보이며 외식사업에 진출했다. 현재 전국 30여곳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얻진 못했다. 그러자 농심은 지난달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포리스트 키친’을 오픈했다. 신사업으로 꼽힌 ‘비건(Vegan, 채식주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출점한 것이다. 자체 개발한 대체육 기술을 앞세운 프리미엄 비건 레스토랑을 표방한다.
매일유업은 미슐랭 가이드 서울 추천의 고급 중식당 ‘크리스탈 제이드’를 운영한다. 전국에 13곳(홈페이지 기준)을 출점했다. ‘폴바셋(110여곳)’ 카페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키친 일뽀르노(6곳)’도 매일유업 계열이다. 다만 이전에 운영했던 압구정 피자 맛집으로 유명했던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와 인도 레스토랑 ‘달’, 일본식 돈가스 전문점 ‘안즈’ 등은 현재 폐업됐거나 명맥만 남겼다.
이외 웰빙 레스토랑 ‘마켓오(오리온)’와 커피·아이스크림 전문점 ‘백미당(남양유업)’, 디저트 카페 ‘밀크홀(서울우유)’도 식품기업들이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