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110대 국정과제와 521개의 실천과제를 선정한 윤 정부는 이제 경제‧산업계에 대한 대수술을 시작한다. 따라서 그동안 기업 성장을 가로막던 불합리한 규제가 개선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갖춰질 지 관심이 높다. 하지만 반대로 기대감 속 불안감도 존재한다. 유례없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변수로 떠오른 만큼 윤 정부가 산업계를 압박하는 카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신아일보>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은 산업계를 각 분야 업종별로 분석해 보기로 했다. 이를 통해 향후 산업계에 미칠 업종별 영향과 관전 포인트를 제시한다./ <편집자 주>
윤석열 정부 들어 재계 위상이 달라질 전망이다. ‘부패 척결’을 기반으로 출범한 전 정권과 달리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내세운 영향이다. 재계는 규제완화와 함께 기업경영에 좋은 환경 조성을 희망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 방한과 맞물려 정부와 기업 간 지원-투자 선순환 구조 확대가 기대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대그룹은 윤석열 정부의 ‘친기업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을 들러 규제 완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규제가 사업과 국가 경쟁력 확보에 지장이 많아 풀어달라고 하면 적극 검토해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지난 10일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만찬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5대 그룹 총수와 주요 경제 단체장들을 초청했다. 역대 정부 출범식 만찬에 그룹 총수가 참여한 건 처음이다.
재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기업들을 적대시한 전 정권과 달리 친화적인 면모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새 정부에 대한 기업들 반응은 긍정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기업 322개사를 대상으로 ‘새 정부 경제정책과 최근 경제상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72.7%가 새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기대한다’고 답했다.
국내 주요 경제 단체들도 윤석열 정부 출범에 기대감을 보였다. 이에 맞춰 △일자리 마련 △공급망 문제해소 △조세제도 개선 △규제혁파 △예산지원 △투자 지원책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등 다양한 분야 과제 해결을 요청한 상태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오는 20일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재계와 소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한에서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나 미국 내 투자 건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제시하고 반도체·배터리·의약품 등에 대한 동맹 강화와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에 협력 등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대미 외교에서 특사 역할을 맡는 셈이다.
이처럼 정부와 재계가 호흡을 잘 맞출 경우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을 비롯해 SK, 현대차, LG, 롯데 등 주요 그룹은 지난해부터 반도체·AI·배터리 등 첨단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3년간 4만명 채용과 반도체·바이오 등 신사업에 240조원 신규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최태원 회장은 용인 반도체 공장에 1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은 2030년까지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95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구광모 회장은 배터리와 전장 등에 집중한다. 신동빈 회장은 헬스케어·바이오·모빌리티 분야에 신규 투자를 추진한다.
다만 아직 정권 초기인 만큼 정부와 재계가 얼마나 긴밀히 활약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 규제는 입법부분에도 걸쳐 있어 정부가 혼자 해소하기엔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재계 한 관계자는 “아직 윤석열 정부와는 허니문 기간”이라며 “앞으로 얼마나 실질적으로 규제해소를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