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에서 모처럼 소비자 이목을 끄는 스낵 신제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제과업계는 2014년 ‘허니버터칩’, 2017년 ‘꼬북칩’ 정도를 제외하고는 오랫동안 히트상품 기근에 시달렸다. 이런 까닭에 제과업계는 이번에 내놓은 신제품들이 새로운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선보인 롯데제과 ‘에어 베이크드(Air Baked)’와 오리온의 ‘마켓오 감자톡’, 해태제과의 ‘생생감자칩’ 등 신제품들은 히트상품 못지않은 매출을 기록하면서 제과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일명 ‘제니 과자’로 불리는 에어 베이크드는 지난 6월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25억원을 돌파했고, 오리온 감자톡 역시 한 달간 140만봉 이상 팔렸다. 해태 생생감자칩은 출시 2개월간 150만봉 이상 소비됐다.
보통 제과업계서 월평균 10억원 매출을 올리면 히트상품으로 쳐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수년간 히트상품이 부재했던 과자업계에서 이들 신제품은 이목을 끈다.
그간 국내 스낵시장은 성장세가 주춤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소매점(POS데이터) 기준 국내 스낵과자 매출이 2016년 1조2980억원에서 2018년 1조4084억원으로 늘다가, 지난해 1조3615억원으로 6% 가까이 줄었다고 발표했다.
과자업계는 이 같은 스낵시장 정체를 두고 성장 동력이 될 만한 히트상품 부재를 주 요인으로 꼽고 있다. 과자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보다 소비 트렌드가 워낙 빠르게 변화하고, 건강·다이어트 등을 지향하는 문화로 과자 소비가 줄어든 탓도 있다”며 “새로운 히트상품이 발굴될 만한 환경이 예전만 못하다보니, 매출 안정성이 확보된 장수 브랜드 위주로 새로운 맛을 늘리는 마케팅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에어 베이크드와 감자톡, 생생감자칩은 맛과 건강을 모두 충족시키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에어 베이크드는 기름에 튀기지 않아 지방함량은 일반 스낵 대비 60% 이상 낮다. 롯데제과는 자체 트렌드 예측 시스템 ‘엘시아(LCIA)’를 통해 소비자들이 맛있으면서도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약 1년간의 연구개발과 1000여회 정도의 테스트를 거쳐 에어베이크드 제품을 내놨다.
빅모델 전략도 주효했다. 주 소비층인 2030세대 여성들에게 각광받는 블랙핑크의 제니를 모델로 발탁해 주목도를 높였고, 결과적으로 제니 과자라는 별칭과 함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입소문 나면서 단기간 내에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에어 베이크드는 내수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명세가 높아지면서, 7월부터 홍콩과 괌을 시작으로 미국·중국 등지로 제품 수출에 본격 나선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제품 개발을 위해 별도의 테스크포스(TF)팀을 가동할 정도로 내부 기대가 컸다”며 “에어 베이크드 종류를 다변화하면서, 스낵 1위 ‘꼬깔콘’ 못지않은 메가 브랜드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리온은 마켓오 감자톡이 예상보다 큰 호응에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마켓오 감자톡은 밀가루를 쓰지 않고 오로지 감자를 곱게 갈아 만든 분말과 전분으로만 만들어 감자 풍미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특히 먹을 때 ‘오도독 톡’ 잘라먹는 소리가 SNS 채널에서 공유되며 관심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한 달 만에 편의점 가격(개당 1500원) 기준으로 21억원어치가 팔렸다.
해태제과도 생생감자칩이 제2의 허니버터칩 탄생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생생감자칩은 감자스낵 본연의 맛에 집중하면서도 제품 한 봉당 단 0.5그램(g)의 소금만 넣어 나트륨 함량을 일반 감자칩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생생감자칩의 나트륨 함량은 60g기준 160밀리그램(㎎)으로 상위 매출 감자칩 3개 제품보다 28% 가량 적다.
해태제과는 생생감자칩을 내년까지 연 300억원대 효자상품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외에 농심이 지난 4월 선보인 ‘포테토칩 김치사발면맛’은 출시 3개월간 150만봉이 팔리면서 히트상품이 될 만한 가능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