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억원대 이익낸 애플코리아 '세금·기부 내역' 철저히 비밀"
"8천억원대 이익낸 애플코리아 '세금·기부 내역' 철저히 비밀"
  • 박민언 기자
  • 승인 2016.12.1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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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광 의원, "천문학적 실적에도 고용 창출과 투자에 인색"
▲ (자료사진=연합뉴스)

미국 애플의 한국법인 애플코리아가 올해 국내 시장에서 거둬들인 수익만 8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고용과 투자, 고객 서비스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2일 이동통신 3사 등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올해 들어 11월 말까지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을 약 260만대 판매했다. 연말까지 누적 판매량은 29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이통사에 공급하는 아이폰 평균 가격은 출고가보다 10∼15% 낮은 약 80만원이다. 즉 애플코리아는 올해 아이폰 판매로만 2조3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아이폰 매출은 애플코리아 전체 매출의 약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기준 매출 비중 63.4%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나머지 맥북, 아이패드, 아이팟, 애플워치 등의 비중이 해외보다 낮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이폰 매출 비중을 토대로 추산한 애플코리아의 전체 매출은 3조933억원에 이른다. 2016회계연도(2015년 10월 초∼2016년 9월 말) 글로벌 영업이익률 27.8%를 대입하면 영업이익은 8599억원이다.

애플코리아가 주식회사로서 마지막으로 감사보고서를 낸 2009회계연도와 비교하면 매출은 17배, 영업이익은 150배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코리아는 최근 직원 수를 다소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정규직 직원은 2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이 40억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이는 1억4000여만원에 그치는 국내 100대 대기업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의 약 30배 수준이다.

애플코리아는 유한회사로 전환한 후 정확한 실적을 공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애플코리아 측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등에 관한 질의에 "답변할 수 없다"고만 밝혔다.

애플코리아는 유한회사 지위를 가진 덕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주식회사와 달리 유한회사는 외부 감사를 받을 의무가 없고 감사보고서 제출 대상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코리아는 실적을 비롯해 법인세 납부 내역, 기부 내역 등을 철저히 비밀로 한다. 애플코리아는 이처럼 회계 투명성이 미흡할 뿐 아니라 국내에서 거두는 막대한 이익에 견주어 고용과 투자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애플코리아와 같은 유한회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9월 주식회사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은 이와 관련, "천문학적인 매출을 올리면서도 고용과 투자, 고객 서비스에 모두 인색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내 기업들과의 조세 형평성을 실현하기 위해 법인세법 등 관련 세법 등을 신속히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문정원 기자 garden_b@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