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도 소호뱅크 합류…디지털 금융 환경 변화 대응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 예비인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인터넷은행과 연이 없던 시중은행들이 컨소시엄에 앞다퉈 참여하면서, 인터넷은행판도 시중은행 각축전이 된 양상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제4인터넷은행 인가 신청을 준비 중인 컨소시엄은 더존뱅크, 유뱅크, 한국소호은행(KCD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 총 6곳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는다. 이후 2개월 이내 심사 결과를 발표한 후, 이르면 6월 내 본인가를 마쳐 신규 인터넷은행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새 인터넷은행 출범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이전까지 인터넷은행과 관계를 맺지 못했던 은행들의 시장 진출 도전장이 속속 접수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이달 초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투자의향서를 전달하고 참여를 확정했다. 한국소호은행은 한국신용데이터(KCD)를 주축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신한은행은 더존뱅크 컨소시엄 지분 투자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존뱅크를 이끄는 더존비즈온은 신한은행이 2021년부터 지분을 취득하고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곳이다. 이에 사장에서는 신한은행 참여 가능성을 크게 점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도 유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인터넷은행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인터넷은행 출범에 시중은행이 참여하는 것은 처음 있는일이 아니다. 현 인터넷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 출범 당시에도 다수 시중은행이 인가전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케이뱅크는 현재 우리은행이 지분 11.9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또한 토스뱅크에는 하나은행이, 카카오뱅크는 KB국민은행이 참여해 각각 지분 8.96%, 4.88%를 가진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즉 이번 인가전으로 5대 시중은행 모두 인터넷은행 시장에 뛰어든 셈이다.
시중은행이 인터넷은행에 투자한 이유는 출범 초창기인 인터넷은행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고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투자를 통한 수익성 확보는 물론 신용평가모형 시스템을 기반으로 디지털 금융 혁신을 간접적이게나마 익히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익성 부문은 인터넷은행이 자리를 잡고 성장세를 키워나갈수록 주주로 참여한 시중은행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
실제 우리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케이뱅크 지분 투자 평가수익 101억1900만원을 당기순이익에 반영했다.
하나은행 역시 토스뱅크가 지난해 흑자로 전환하면서 같은 기간 80억원의 지분법손익을 남겼다.
은행 전체 수익과 비교하면 크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지만, 전략적 투자에서 수익성까지 창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금융 혁신성은 신용평가모형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생성형 AI(인공지능) 금융 등이 있다”며 “시중은행도 투자와 지분 확보를 통해 이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응코자 하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