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탈환 DB손보, 자리 지키기 '아슬아슬'
2위 탈환 DB손보, 자리 지키기 '아슬아슬'
  • 권이민수 기자
  • 승인 2025.02.2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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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순익 1.7조…617억 격차로 메리츠보다 앞서
DB손보 K-ICS 27.3%p↓…CSM 171억 성장 그쳐
(사진=DB손해보험)
(사진=D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이 지난해 실적 경쟁에서 메리츠화재를 누르고 업계 2위를 탈환했지만 올해 다시 역전될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순이익 격차는 617억원에 불과하고, 금융당국의 무·저해지 가이드라인 영향으로 지급여력비율(K-ICS)과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등에서 약세를 보여서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2024년 누적 당기순이익 1조7722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1조7105억원)보다 617억원 높은 수준이다.

이는 2023년 1조5670억원의 순이익을 낸 메리츠화재에 밀려 업계 3위를 기록한 지 1년 만의 쾌거다. 당시 DB손해보험의 순익은 메리츠화재에 852억원 뒤쳐진 1조5367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 4분기 금융당국이 제시한 무·저해지 보험 관련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양사 모두 1년 전보다 순익이 급감하고 K-ICS 비율 등이 크게 줄었다. 

특히 메리츠화재보다 DB손해보험의 하락 폭이 더 컸다. 메리츠화재는 4분기 순이익 2178억원으로 전년 동기(2709억원) 대비 약 20% 하락했다. 반면, DB손해보험은 전년 동기(2610억원) 보다 약 26% 하락한 1940억원이었다. 

K-ICS 비율의 경우 양사 모두 하락했지만 메리츠화재가 DB손해보험을 크게 따돌렸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말 기준 K-ICS는 전분기 대비 8.4%포인트(p) 감소한 247.6%였다. DB손해보험은 무려 27.3%p 하락한 201.5%를 기록하며 간신히 200% 선을 지켰다. 

신계약 CSM에서도 메리츠화재가 강세를 보였다. 메리츠화재는 7200억원을 기록하며 11조1879억원의 CSM을 달성했다. 그러나 DB손해보험의 CSM은 12조2318억원으로 전년 대비 793억원 증가에 그쳤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연말 결산부터 보험사들에 '무·저해지 보험 손해율과 해지율 원칙모형'을 적용하도록 했다. 

보험사의 자율적 계리를 골자로 하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며 보험사들이 '실적 부풀리기'를 한다는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무·저해지 보험은 기존 대비 30%가량 보험료가 저렴한 대신, 납입 기간 중 해지하면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상품이다. IFRS17 하에서 수익성이 높아 보험사들의 판매량이 많았다. 

특히 이번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무·저해지 보험 판매 비중이 높고 해지율을 낙관적으로 가정해 온 보험사들이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DB손해보험도 메리츠화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지율을 낙관적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무·저해지 보험 판매 비중은 39%로 메리츠화재(34%)보다 더 컸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DB손해보험의 2위 자리 수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의 적용은 단발성이 아니기 때문에 그 영향은 올해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minsoo@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