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LCC' 대비에, 참사까지 악재…경영시험대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취임 후 최대 위기다. LCC(저비용항공사) 업계 재편을 앞두고 여객기 사고로 인해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서 김 대표는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2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김이배 대표는 지난해 12월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대형 여객기 참사가 일어나면서 오는 3월까지 동절기 운항을 축소하고 정비인력을 확충한다.
김 대표는 ‘제주항공 무안참사’ 브리핑을 통해 “3월까지 동계기간 운항량을 10~15% 감축해 운항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며 “항공기 점검을 더 강화하고 정비인력 확충 등 항공기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정비 인력을 올해 상반기 38명, 하반기 27명을 채용해 약 560명 규모로 확충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 항공정비사 수는 2019년 542명에서 2023년 469명으로 감소했다.
김 대표는 참사 이후 항공권 환불 요청이 쇄도하면서 현금 유출 위기도 겪고 있다. 참사 발생일인 지난해 12월29일부터 30일 오후 1시까지 6만8000여건의 항공권 취소가 이뤄졌다. 김 대표가 오는 3월29일 이전 출발하는 국내·국제선 전 노선에 대해 취소 수수료 면제를 결정한 만큼 향후 취소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에 더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인수합병)에 따른 ‘통합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통합LCC 출범시 제주항공은 LCC 시장에서 2위로 떨어진다. 이번 여객기 참사까지 겹친 만큼 추가적인 순위 변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김 대표는 앞서 2019년 일본 불매 운동,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었던 시점에 취임하고도 흑자전환에 성공한 경험을 갖췄다. 당시 LCC 최초로 화물전용기를 2대 도입하는 등 사업 다각화 전략을 선택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번 참사이후 사내 공지문을 통해 “항공사로서 있을 수 없는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우리는 할 수 있다. 피해를 당한 분들과 고객, 우리 자신을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을 해야 한다. 이 고비를 함께 극복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