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 스포츠엔 ‘설움’, ‘눈물 젖은 빵’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평소 대중에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하계·동계올림픽 같은 글로벌 대형 스포츠 축제가 열려야 주목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파란 뱀의 해’(을사년)인 2025년은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겐 혹한기다. 하계올림픽 개최 이듬해로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를 제외하면 일반인들의 눈길을 끌만한 행사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선수들은 대중의 무관심 속에도 동계올림픽(2026년)과 하계올림픽(2028년) 등에 출전하기 위해 피땀 어린 훈련을 이어간다.
이런 꿈을 향한 선수들의 열정은 재계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덕도 있다. 혹한기에도 비인기 스포츠에 호흡기 역할을 할 기업들을 살펴본다. 일곱 번째 시간은 코오롱이 달아줄 호흡기다./ <편집자 주>
코오롱은 2025년 하반기 도쿄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참가를 목표로 마라톤팀의 기록단축에 도전한다.
2일 코오롱에 따르면, 도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 참가 기준기록은 남자 2시간6분30초, 여자 2시간23분30초다. 경기 규정이 적용된 세계랭킹대회 기록이어야 되며 자격 취득기간은 5월4일까지다. 현재 한국 신기록은 남자 2시간7분20초(2000년, 이봉주), 여자 2시간25분41초(2018년, 김도연)이다. 쉽진 않지만 코오롱은 남은 기간 선수들의 도전을 응원할 예정이다.
코오롱은 1981년 이동찬 명예회장이 한국기록 경신에 천문학적인 포상금을 내걸며 마라톤과 연을 맺었다. 2시간10분 기록을 깨면 1억원, 2시간15분 기록을 깨면 5000만원을 지급키로 해 침체기를 겪던 한국 마라톤에 활력소를 불어넣었다. 5000만원은 1984년 제 55회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15분 벽을 깬 이홍열 선수가 탔고 1억원은 1992년 황영조 선수가 2시간8분47초 기록으로 가져갔다.
코오롱은 1982년 고교단축 마라톤대회를 창설한 뒤 1985년 전국남녀고교구간마라톤대회로 판을 키웠고 2006년엔 중학교 구간마라톤대회도 신설했다. 또 1987년 마라톤팀을 창단했고 김완기, 황영조, 이봉주, 김이용, 권은주, 지영준 등 한국 마라톤 역사를 새로 쓴 선수들을 배출했다.
[신아일보] 장민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