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호' 빌게이츠, 해리스 지지 단체에 690억원 기부…"기후변화 업무 고평가"
'대부호' 빌게이츠, 해리스 지지 단체에 690억원 기부…"기후변화 업무 고평가"
  • 장덕진 기자
  • 승인 2024.10.2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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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개선, 빈곤 감소, 기후 변화 퇴치에 대한 명확한 의지 보여주는 후보 지지"
빌 게이츠(사진=연합뉴스)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정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던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가 빌 게이츠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에 한화로 약 690억원(약 5천만 달러)을 기부한 것이 막판 대선 레이스에 변수로 작용할 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이에 관해 잘 아는 인사 3명을 인용한 보도를 통해 "게이츠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민주당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중 하나인 '퓨처 포워드'(Future Forward)에 거액을 기부했다"고 전했다.

NYT는 게이츠의 이번 기부를 두고 과거 정치 기부와는 거리를 둬 왔던 그의 방침에 상당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먼저 게이츠는 해리스 부통령과 특별한 인연은 없지만 바이든·해리스 정부에서 시행해 온 기후변화 업무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성명을 통해서도 "미국과 전세계에서 의료 개선, 빈곤 감소, 기후 변화 퇴치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보여주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그는 자선 활동, 공중보건,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 함께 활동해온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과 해리스 부통령 지지에 관해 얘기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마이크 블룸버그는 그의 오랜 친구로 퓨처 포워드의 주요 지지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또 이러한 변화에는 그의 두 자녀인 로리와 피비 게이츠가 지금까지 민주당에 기부를 이어온 게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게이츠는 자신의 초당적 성격만을 강조할 뿐, 이번 기부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피했으며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도 표명하진 않았다. 

그는 "정치 스펙트럼 전반에서 지도자들과 함께 일한 오랜 역사가 있지만, 이번 선거는 다르다"며 "미국인들과 전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전례 없는 의미를 갖는다"고만 강조했다. 

그는 오랫동안 민주당 측으로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기 위한 싸움에 동참하라며 기부를 권유받았지만 정치적 행보에는 선을 그어왔다.

올여름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출마 이후에도 한 인터뷰에서 "(나는)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political influencer)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으며, "나는 모든 행정부와 협력하는 재단과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투표하라고 말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또  2019년에는 "거액 정치 기부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정치 기부) 유혹을 느낄 때가 있고 그렇게 하기로 한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런 큰 확성기를 쥐고 싶지는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경합 주인 애리조나주(州) 투산에서 열린 지원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해리스 지원에 나섰다.

민주당 내에서 대중적 영향력이 가장 큰 인물로 꼽히는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이어 보유 자산이 약 1620억달러(약 224조원)로 추정되는 '대부호' 빌 게이츠까지 미 민주당 대선 레이스에 힘을 보태면서 전세 역전의 위기에 처한 해리스 부통령 입장에선 막판 대선 레이스에 든든한 지원군이 생기게 됐다.

zh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