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北, 6천명씩 2개 여단 러 파병 준비… 돈 때문에"(종합)
젤렌스키 "北, 6천명씩 2개 여단 러 파병 준비… 돈 때문에"(종합)
  • 장덕진 기자
  • 승인 2024.10.2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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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프 "북한군, 극동이나 시베리아 배치…러군 최전선에 보낼 가능성 있어"
아스트라, 북한군 추정 동영상 공개… "힘들다야", "늦었어" 등 북한말 담겨
우크라이나 군이 공개한 보급품 받는 북한군 추정 병력(사진=연합뉴스)

'북한군 파병'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군의 대규모 군사 훈련 정보를 손에 넣어 큰 파장이 예상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저녁 연설을 통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에게서 몇 가지 보고를 받았다"며 "6천명씩, 2개 여단의 북한군이 러시아 편에서 참전하도록 훈련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연설에서는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보도에 비춰 파트너들의 결단력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서방 국가에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매체들에 따르면 그는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는 이유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엔 "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보기에 북한은 몹시 가난하기 때문에 빈곤을 극복하기 위해 주민을 최전선으로 보낼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군이 실제 전장에 투입되더라도 언어 장벽으로 인해 작전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지난 17일에는 "우리 정보당국에 따르면 지상군, 기술자 등 여러 종류의 인력을 모두 합해 북한이 러시아 편에 서서 우크라이나와 맞서 싸울 병력 총 1만 명가량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북한의 전쟁 개입을 규탄한 모든 국가와 지도자들에게 감사한다"며 "이것은 도전이지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지 알고 있다. 모든 파트너가 이 도전에 주저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해 병력뿐만 아니라 점령지 재건을 위한 노동자도 파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군사전문가인 블라디미르 포포프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북한군이 러시아 본토에서 철도·교량·군사 인프라를 보호하고 유지 관리하는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포포프는 "북한군을 러시아 극동이나 시베리아 지역에 배치하고 그곳에 있던 러시아군을 최전선에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아마도 그들은 극동, 하바롭스크, 서부 시베리아, 우랄로 보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북한군이 준비를 완료하면 실전에 참여할 수도 있다"면서 "북한군을 준비시키는 데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 독립 언론기관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트라'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러시아 극동 연해주 지역에 파병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 추정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북한군 파병' 의혹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영상 속에는 북한군 추정 인물들이 건물 외부에서 3∼4명씩 모여 "힘들다야", "늦었어" 등 또렷한 북한 억양으로 대화를 나누거나 흡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아스트라는 해당 영상에 대해 "블라디보스토크 '세르기예프스키에 위치한 러시아 지상군 제127자동차소총사단 예하 44980부대 기지에 북한군이 도착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zh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