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삼성라이온즈 '결승행'…이재용의 '결단'
[데스크칼럼] 삼성라이온즈 '결승행'…이재용의 '결단'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4.10.2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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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라이온즈가 우승했으면 좋겠다.” 한 경제지 칼럼에서 대놓고 프로야구 삼성 우승을 기원했다. 오죽했으면 다른 팬들에게 욕을 먹을 각오로 편파 칼럼을 썼을까.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의 ‘위기론’에 한국 최고 인기스포츠 야구에서라도 1위를 달성, 그 안에서 해법을 찾아보자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실제 지난 19일 삼성라이온즈는 LG트윈스를 꺾고 마침내 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우선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축으로 관심을 모은 그룹사간 전자 라이벌전에서 삼성은 승리했다.

삼성은 이제 2024년 프로야구 우승을 위해 광주로 향한다. 우승의 마지막 관문은 광주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기아타이거즈다. 기아는 현대자동차그룹을 모회사로 둔 강팀이다. 따라서 이번 한국시리즈는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기업간 라이벌전으로 평가된다.

실제 2022년까지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재계3위)은 재계 1,2위를 달렸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과 현대차그룹의 전신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간 라이벌전으로도 불린다.

그만큼 이번 한국시리즈는 야구 경기를 넘어 재계 경쟁에서 질수 없는 승부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현대차그룹은 매분기 최고실적을 경신할 만큼 국내기업 중 올해 최고의 한해를 보내는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기대이하 실적에 사과문까지 발표할 정도로 하반기 최악이다. 그룹사간 완전 반대의 상황에서 맞붙게 된 것이다.

삼성에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3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 10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 나왔다. 삼성의 주력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이 저조했다는 분석이다. ‘10만전자’를 바라봤던 삼성전자 주가는 순식간에 5만원선으로 주저앉았다.

그러다보니 각계에선 삼성에 대한 다양한 평판을 쏟아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예전 수요사장단 회의 같은 치열한 회의문화와 정보공유 같은 분위기가 없어진 거 같다. 구성원간 소통에 벽이 생겼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위기 때 원가절감 경영보다는 추진력을 낼 수 있는 경영으로 조직문화를 바꿔야 하지 않겠냐”고 조언했다.

결국 삼성에게 인적쇄신을 요구한 것이다. 실제 또다른 기업 관계자는 “삼성에는 현재 인재가 부족한 것이다.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전영현 부회장을 다시 부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라이온즈가 정규시즌 2위까지 올라와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전망한 전문가는 단 1명도 없었다. 예상을 깨고 좋은 성적을 낸 이유는 ‘젊은 선수들’의 주전 대거 기용이다. 8년간 하위권을 맴돌던 삼성라이온즈가 젊은피의 교체로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왔다고 분석했다.

삼성은 오는 25일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4주기를 맞는다. 27일은 이재용 회장의 취임 2주년이 되는 날이다. 11월1일은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이다.

이재용 회장이 결단을 내리기 딱 좋은 일정들이다. 이미 재계 전문가들은 삼성라이온즈처럼 인사 칼바람을 통한 젊은 피의 전진배치를 예측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룹 컨트롤타워의 재건까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진행하기 위해선 삼성전자 회장이 아닌 삼성그룹 회장 명칭으로 바꿀 결단도 필요해 보인다. 이미 총수이긴 하지만 직함으로 대내외적으로 보여줄 때가 된 것이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빨리 마치면 25일, 길어지면 29일에 승부가 갈린다. 삼성그룹의 주요일정과 모두 교묘하게 엮인다. 삼성라이온즈의 10년 만에 우승, 그리고 이재용 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을까. 10월말 야구팬은 물론 경재계의 관심이 모두 한국시리즈로 쏠리는 이유다. 오늘 이재용 회장이 광주 야구장에 등장, 이같은 기대감을 심어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