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원전을 대상으로 한 불법 드론 출몰이 총 518건에 달하는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원전 방어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드론 탐지 장비가 있음에도 식별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해 원전 방어망이 허술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의원(국민의힘)이 입수한 ‘2023년 한수원 물리적방호 훈련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한수원이 운영하는 5개의 원전 본부 중 3곳에서 드론 탐지를 위한 RF 스캐너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드론 탐지가 육안에 의존하는 부실한 훈련이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고리 본부는 RF 스캐너 장비로 드론 4대를 탐지하지 못했고, 한울과 새울 본부에서도 일부 드론을 식별하지 못했다.

탐지 장치의 부실 운영 원인으로는 드론 탐지 데이터(DB) 구축 미흡, 주파수 간섭, 비훈련용 드론 사용 등이 꼽혔다. 전문가들은 주기적인 라이브러리 업데이트를 통한 탐지 능력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인천국제공항은 레이더, RF 스캐너, 영상추적장치 등 4중 보안을 통해 드론 탐지 장치를 운영하며 차별화된 대응 체계를 보이고 있다.

또한, 훈련에 필요한 마일즈(MILES)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실효성 없는 훈련이 이루어진 사실도 확인됐다. 한수원은 마일즈 장비를 임대하여 2025년까지 도입할 계획이지만, 장비 고장으로 훈련 효과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다.

훈련 시나리오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수원의 가상 침투 훈련은 사전에 시나리오를 인지한 상태에서 진행되어 긴박한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 강화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수진 의원은 "불법 드론과 같은 공중 물체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전 방어체계를 범정부 차원에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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