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석유 시설 표적되나…"이스라엘, 직접 타격 가능성 있어"
이란 핵·석유 시설 표적되나…"이스라엘, 직접 타격 가능성 있어"
  • 장덕진 기자
  • 승인 2024.10.0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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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이스라엘, 스스로 방어하고 이런 공격에 대응할 의무·권리 있어"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자국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재보복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란의 석유 생산 시설, 핵 시설 등이 표적이 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이스라엘이 과거보다 더 강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직접 타격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석유 생산 시설, 핵 시설 등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만일 이스라엘군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하면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세계 석유 시장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이미 허약한 이란 경제가 보다 악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은 하루에 약 3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는데, 이는 세계 공급량의 3%가량을 차지한다. 

이란이 앞선 제재들로 인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줄어들었다 하더라도 이란의 주요 수출국이 중국인 점을 고려하면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이란의 핵보유를 경계하는 이스라엘이 이번 기회에 이란 핵시설을 공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란 핵시설에는 우라늄 생산·농축 공장, 우라늄 광산, 연구용 원자로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아직 핵폭탄 1개를 만들 수 있는 무기급 핵물질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지만 이는 시간문제라는 게 중론이다. 

NYT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보복 공격을 통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할 계획은 없다고 말해 왔다.

다만 미국 국무부 당국자는 전날 CNN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타격 자제에 대한 확답을 미국 정부에 주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다수의 이란 핵시설은 깊은 지하에 있기 때문에 이란이 미국의 도움 없이 이를 타격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2일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은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란의 핵시설 타격은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에 공군을 이용할 경우 장거리 비행이 필요해 어려움이 따를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스라엘 공군은 최근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정찰기를 포함한 수십기의 공군 항공기를 동원해 예멘 후티 반군 시설을 타격한 바 있다. 

당시 약 1600㎞ 이상을 비행했는데 이란에 대한 공습도 이와 비슷한 거리를 비행해야 한다. 다만 이란은 레바논이나 예멘 보다 방공 능력이 훨씬 강해 작전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4월 이스라엘이 자국에 대한 이란의 첫 번째 공격에 보복했을 당시 공습을 통해 이란 나탄즈 핵시설 인근에 있는 러시아제 S-300 방공시스템을 파손한 바 있다.

그러나 NYT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각각 3200㎞, 6400㎞ 이상을 비행할 수 있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예리코 2와 예리코 3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란의 주요 시설에 대한 직접 타격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다. 

앞서 이란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이란혁명수비대(IRGC)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로푸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스라엘에 약 20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0일부터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하고 이런 공격에 대응할 의무와 권리가 있으며,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재보복을 예고했다.

[신아일보] 장덕진 기자

zh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