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세 짙어진 '서울 아파트 시장'…기준금리 인하 폭 관건
관망세 짙어진 '서울 아파트 시장'…기준금리 인하 폭 관건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4.10.0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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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조이기 여파 가격 상승 둔화…매매량·매수 심리↓
전문가 "금리 큰 폭 내리면 정부 추가 규제 가능성도"
서울시 강동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강동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대출 조이기 여파에 서울 아파트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진다.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고 매매량과 매수 심리도 꺾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인하 폭이 얼마나 되느냐가 앞으로의 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봤다. 만약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내리면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추가 규제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1일 한국부동산원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9월2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2% 상승했다. 

다만 급격히 확대하던 상승세는 8월 둘째 주(0.32%)를 기점으로 둔화세를 보이며 절반 넘게 줄었다. 

이 같은 가격 상승 둔화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규제와 은행권 대출 조이기 여파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수자들의 자금 조달 여력은 낮아졌는데 매도자들은 올린 호가를 유지하다 보니 시장이 관망세에 접어들면서 거래가 줄고 가격 상승세도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과 비교해 봤을 때 대출 한도도 줄고 하다 보니 (매수자들의) 선택지가 줄어든 상황"이라며 "매수세가 한 발 뒤로 빠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매매 거래량도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6067건으로 전월 8872건 대비 31.6%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작년 12월(1869건)을 기점으로 증가세를 지속하며 7월엔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매수 심리도 소폭 줄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8월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를 보면 서울은 140.5로 한 달 전보다 0.1p 내리며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째 지속하던 상승세가 꺾였다. 

향후 변수는 기준금리 인하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4년 6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인하 폭도 0.5%p로 컸다. 다음 달 또다시 빅컷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 폭이 앞으로 시장 추세를 정할 것이라고 봤다. 한은이 시장 기대를 넘어 빅컷(0.5%p 인하)을 할 경우 시장이 다시 불타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한은이 빅컷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인식들이 일반적인데 여기서 빅컷이 나와버리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며 "그러면 추세가 다시 불타오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 분위기상 (정부가) 또 규제할 것 같다"고 말했다.

권일 리서치팀장은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매도자들도 계속 호가를 높일 순 없지만 반응이 온다면 좀 더 올려보면서 결국 팔릴 수 있는 선에서 팔 거라고 본다"며 "거래량은 많진 않을 것이고 (몇몇 거래로 인해) 가격은 강세가 될 것"이라고 했다.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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