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답지 않은 해리스… ‘베테랑’ 다웠던 트럼프
‘신인’ 답지 않은 해리스… ‘베테랑’ 다웠던 트럼프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4.09.1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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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후보 첫 TV 토론 100분 혈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 격돌한 미국 대선후보 TV 토론은 지난 6월 말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과는 확연히 분위기가 달랐다.

특히 대선후보 토론 ‘신인’인 해리스 부통령은 3번째 대선을 치르는 ‘베테랑’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세에 밀리거나 당황하는 모습 없이 토론 내내 특유의 미소를 유지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해리스 부통령의 자극적인 공세에 휘말려 흥분하거나 냉정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듯 단호하고 진지한 태도로 토론에 임했다.

◇ 악수 청한 해리스… 트럼프도 기꺼이 손 내밀어

이날 TV 토론은 양 후보가 등장한 첫 장면부터 지난 6월 말 토론과 달랐다.

사회자의 소개로 토론장에 등장한 해리스 부통령은 먼저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다가가 “카멀라 해리스”라고 자신의 이름을 말하며 악수를 청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도 손을 내밀며 호응했다.

미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가 악수한 것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했던 2016년 이후 처음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은 물론 지난 6월 토론 때도 악수 없이 공방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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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 답지 않은 ‘데뷔전’… 해리스, 토론 내내 여유로운 미소

6월 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에서 두 후보가 내내 상대를 향한 강한 적대감을 숨기지 않고 서로 강공으로 일관했던 것과 달리 이날 토론 초반부에서 두 후보는 상대에 대한 원색적인 비방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활력 없는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준비된 답변을 빠른 속도로 쏟아내며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발언 순서가 아닐 때 발언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라봤고, 때로는 공격성 발언에 실소를 터뜨리거나 고개를 가로젓는 식으로 여유로움을 드러냈다.

◇ 할 말 많았던 트럼프… ‘베테랑’ 다운 반격도

첫 토론 주제인 경제에 이어 낙태권 문제, 이민자 문제 등 대선 핵심 이슈들이 거론되면서 토론 분위기는 전투적으로 변했다.

토론 중반 해리스 부통령이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말을 끊고 반박하려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지금 말하는 중”이라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한 뒤 “이 말이 익숙한가요?”라고 비꼬기도 했다.

“내가 지금 말하는 중”이란 발언은 지난 2020년 대선 때 부통령 후보였던 해리스가 마이크 펜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와 토론 때 했던 발언으로, 해리스 부통령이 끼어들기를 하고 있다는 점을 그녀의 과거 발언을 이용해 되받아친 것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해리스는 ‘미래’ 트럼프는 ‘과거’… 확연한 온도차

이날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이 (역사의) 페이지를 넘기자”, “미래로 가는 진로를 계획하자” 등 미래에 중점을 둔 발언을 많이 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지난 3년반 동안 한 일이 무엇이냐” 등 과거에 무게중심을 둔 발언을 자주 해 대조를 이루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마무리 연설을 통해 “오늘 여러분은 미국을 위해 2개의 매우 다른 비전을 들었다”면서 “하나는 미래에 집중한 비전이었고, 다른 하나는 과거에 집착한 것이었다. 우리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실정을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는 앞으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왜 지난 4년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가”라고 되받아쳤다.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