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0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입성에 실패한 정봉주 전 의원을 향해 "국민의힘으로 들어와 명팔이 도적을 토벌하자"며 입당을 권유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랜 친구 정봉주에게 주는 시(노붕우정봉주시)'라는 제하의 글을 올리고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정 전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경선 초반에 1위를 달리다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뒷담화' 논란 여파로 낙선했다.
정 전 의원은 앞서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둘 사이의 사담을 라디오 방송에서 폭로하면서 '개딸'로 불리는 친명 강성 당원들에게 반발을 샀다.
당시 박 전 의원은 "(정 전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최고위원 선거 개입에 상당한 열을 받았다. '최고위원회의는 만장일치제다. 두고 봐라. 내가 들어가면 어떻게 하는지'라는 말을 했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여기에 정 전 의원이 해명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명팔이(이재명팔이)' 발언이 논란을 키우며 득표율은 더 떨어졌다. 그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표의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 하는 정치, 실세 놀이를 하는 이들을 도려내겠다. 이재명 팔이 무리를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강성 당원들의 반발을 부추겼다.
김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해 초기에는 승리를 구가하더니(출마전회초전승), 개딸을 공격해 패전하고 말아 슬프고 슬프도다(공세개녀패전석). 민주당은 잊어버리더라도 스스로 당당함을 잊지말고(망민당이불망당), 국민의힘으로 들어와 명팔이 도적을 토벌하자(입국당화토명적)"고 말했다.
이어 "1644년 3월 명청전쟁 당시 산해관의 명나라 정예군을 지휘하던 영원총병 오삼계가 청나라 섭정 예친왕 도르곤에게 보낸 밀서 '입관토적(入關討賊, 관에 들어와 도적을 토벌해 달라는 뜻)'을 차용해 쓴 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의 '명팔이' 발언이 결국 지지율 급락과 탈락으로 이어진 것을 두고 비명(비이재명)계 일각에선 친명(친이재명) 집단의 조직적 움직임이 있었을 거라고 보는 시선이 감지된다.
정 전 의원도 한 언론에서 "전국적으로 조직된 움직임에 의해 패배했다"고 발언했다가 이후에는 "패장이 무슨 말이 있겠냐"며 말을 아낀 바 있다.
그러나 친명계 일색인 민주당 주류에서는 "정 전 의원의 탈락은 결국 당원 선택"이라며 "결국은 이 대표 중심의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당심을 읽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