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광복절인 동시에 일본의 패전일인 15일 일본의 각료, 국회의원들이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다. 기시다 총리는 대금을 봉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일본의 현직 각료가 자국의 패전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일이 5년 연속 이어지게 됐다.
이날 교도통신이 자민당 관계자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도쿄 지요다구의 야스쿠니신사에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대금을 봉납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총리에 취임한 직후, 2022년(4월·8월·10월), 2023년(4월·8월·10월), 올해 4월에 각각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 직접 참배한 적은 없다.
이날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 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생담당상,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등 현직 각료들은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을 맡고 있는 각료인 기하라 방위상은 참배 후 "생명을 희생한 분들을 애도하고 존숭(尊崇)의 마음을 표현했다"며 "한국과는 계속 관계를 강화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위상 참배에 따른 주변국의 반발 가능성과 한일 관계 영향에 대해 "한일 양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서 파트너로서 협력해가야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한일 관계를 더욱 견고하고 폭넓게 할 것"이라 말했다.
방위상 참배에 대해선 "사인 입장에서 참배한 것으로 이해하며 정부 견해를 말할 사안은 아닌 것으로 인식한다"고 덧붙였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여 명의 영령을 추모한다는 명분으로 이들을 신격화해 제사를 지내는 일본 최대 규모의 신사(神社)다.
극동 국제군사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어 군국주의를 조장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