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내년도 의대 교육여건 악화 막을 대안 마련해야"
정부가 "집단유급과 동맹휴학 승인 모두 불가하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데 대해 교육계는 "집단유급이든 휴학 승인이든 '결단'을 내려 내년도 의대 교육여건 악화를 막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0일 교육부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의 집단유급을 막기 위해 '의과대학 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특혜 및 실효성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의과대학 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은 교육과정과 평가를 학기 단위가 아닌 학년 단위로 전환해 유급 판단 시기와 기준을 바꿀 수 있도록 하고, 학기 조정과 교육과정 조정·개편을 통해 필요한 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일각에선 이미 한 학기가 지난 시점에서 '집단유급'이 현실화하거나 휴학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내년도 1학기는 사실상 증원된 신입생을 포함해 7천명 이상의 의대생이 한꺼번에 수업을 듣게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부가 유급 방지책을 마련하며 시간을 끌 것이 아니라, 집단유급이든 휴학 승인이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의대생들이 복귀할 가능성도 매우 낮기 때문에 학생 피해를 줄이려면 휴학을 승인해야 한다는 게 교육계의 입장이다.
교육부와 각 의대 집계에 따르면 의정 갈등이 시작된 올해 2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전국 40개 의대에서 학생이 학칙을 준수해 제출한 유효 휴학계는 1만600여 건으로 전국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57% 규모다.
학부모 동의 등 관련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사례까지 포함하면 대부분의 의대 재학생이 휴학계를 제출한 반면 수업 현장에 복귀한 학생들의 규모는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의 복귀에 속도가 붙지 않을 경우 집단유급을 막을 방법은 현실적으로 휴학 승인뿐인 셈이다.
한편 일각에선 정부가 의대생들에게 '특혜'를 주면서 타 전공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함은 물론, 추후 의료계가 또 다른 집단행동을 할 때 참고할 나쁜 선례를 남긴다고 지적했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의료인 수급의 경우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므로 '적절한 공급'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으로 인해 의대생들의 집단유급 방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