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화상' 참여…에너지계열 리밸런싱, SK온 정상화 초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영전략을 수립한다. 이례적으로 1박2일간 마라톤 회의를 통해 생존을 위한 변화방안을 모색한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8~29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영방향을 논의한다. 지난해까지 확대경영회의라는 명칭을 사용하다 이번에 위기의식 강화 차원에서 '경영전략회의'로 회의명을 바꿨다.
예년과 또 다른 건 일정이다. SK는 이틀 동안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한다. 그룹 경영진들은 이 기간 동안 만찬 없이 식사도 연구소 내에서 하면서 그룹 리밸런싱(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종료시간을 따로 정하지 않은 채 방향성이 구체화 될 때까지 토론에 돌입할 방침이다.
올해는 최태원 회장을 대신해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회의 전반을 이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 등 오너일가와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도 총출동해 리밸런싱 방안 마련에 머리를 모은다.
최 회장은 미국 출장을 떠난 상태로 현지에서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분야 경쟁력 강화가 더 늦어져선 안된다는 판단도 있지만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 경영진들이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풀이된다.
논의 대상은 200곳이 넘는 계열사 효율화 방안이다. SK그룹은 올해 기준 219곳의 계열사를 보유해 88개 대기업 집단 중 선두에 올라있다. 2위인 카카오(128개)보다 100개가량 많다.
이는 SK그룹이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성장했고 투자사 기능을 강화한 영향이다. 다만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특히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가 지분을 보유 한 23개 기업 중 18개 회사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최창원 의장은 최근 경영진 회의에서 “계열사 숫자가 너무 많다. 관리 가능한 범위 내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계열도 리밸런싱 대상이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 양사가 합병될 경우 자산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재탄생한다. 이들의 합병이 논의되는 건 에너지 전문기업의 대형화라는 시너지 효과와 함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았던 배터리 기업 SK온의 정상화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온은 올 1분기 4000억원대 적자를 입으며 설립 후 10분기 연속 적자 늪에 빠져 있다.
이에 양사 합병에 따른 자회사 간 합병도 점쳐진다. SK온에 SK E&S의 발전 자회사와 LNG 판매사업을 떼어주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