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간격 같은 장소에서 출마 선언… '재집권' 약속
나경원 "재집권" 한동훈 "당정수평" 원희룡 "당정관계"
나경원 의원과 한동훈 전 비상대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23일 국민의힘 차기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앞서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 의원과 함께 4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23일 국민의힘 따르면 국회 소통관에서 이날 오후 1시 나 의원을 시작으로 오후 2시 한 전 위원장, 오후 3시 원 전 장관이 차례로 출마 선언을 했다.
나 의원은 회견에서 "총선 패배를 자초한 오판을 다시 반복할 수는 없다"며 "수도권 생존 5선 정치인의 지혜, 전략, 경험을 오롯이 보수재집권을 위해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수의 가치는 단 한 순간도 패배한 적이 없다. 이승만 대통령의 국민의힘, 박정희 대통령의 국민의힘"이라며 "국민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 반드시 보수재집권에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총선 참패의 쓰나미 속에서도, 대한민국 심장부 서울 지역구를 탈환했다. 이재명 대표, 조국 대표가 들이닥쳐 사정없이 저를 공격했지만 통괘한 압승을 거뒀다"며 "승리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승리를 결과로 입증하는 것이다. 이겨 본 사람만이 이기는 길을 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마를 공식화한 뒤 나 의원은 이철우 경북지사,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났고, 충북과 대구 경북 지역의 당원들을 찾아 선거 운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그토록 염원했던 총선 승리였지만 결과는 너무도 뼈아팠다. 오로지 저의 책임"이라며 "총선 패배의 경험을 변화와 승리, 정권 재창출의 토양으로 삼겠다"고 했다.
그는 "(총선 패배 후) 지난 두 달은 반성과 혁신의 몸부림을 보여드렸어야 할 골든타임이었다"며 "그런데 우리는 국민의 요구에 묵묵부답,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 만을 보여드렸다. 국민들께서는 심지어 이긴 사람들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말씀까지 하신다"고 지적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두 달간 복기와 성찰의 시간을 보내면서 국민의 준엄한 요구를 생각했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라는 명령에 우리는 응해야 한다. 고심 끝에 저는 오랫동안 정치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당정 관계 재정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건강하고 수평적이며 실용적인 당정 관계를 (만드는) 역할을 하겠다"며 "꼭 필요할 땐 합리적인 견제와 비판, 수정 제안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총선 전후로 윤석열 대통령과의 불화설에 휩싸인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과 통화 사실을 알리며 '비윤' 이미지를 희석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당정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신뢰가 있어야 당정관계를 바로세울 수 있다. 저는 대통령과 신뢰가 있다"며 "당심과 민심을 대통령께 가감없이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레드팀을 만들어, 레드팀이 취합한 생생한 민심을 제가 직접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원 전 장관은 "저와 당이 부족한 탓에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며 "지난 2년 무엇을 잘못했고 남은 3년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 국민께 설명드리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의석수를 무기로 국회의 오랜 전통과 관행을 짓밟고 있다"며 "야당의 폭주를 정면 돌파하겠다. 협치는 하되, 무릎 꿇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또 "원팀이 돼야 한다. 108석으론 다 뭉쳐도 버겁다. 이 길로 가야만, 3년 남은 정부를 성공시키고, 재집권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또 다른 당권 주자인 5선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당의 혁신을 위해 모두 쏟아붓겠다"며 지난 21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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