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최창원-최재원 '오너가 3각편대' 구성…체질개선·사업재편
SK 최태원, 최창원-최재원 '오너가 3각편대' 구성…체질개선·사업재편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06.10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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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확대경영회의 앞두고, 최 부회장 SK이노 ‘수장’ 배치
회의명 ‘경영전략’ 변경…최 의장, 수소‧제약 재정비 예상
‘헤리티지’ 강화방안 논의 예상, 이혼소송 2심 재판 충격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3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3 확대경영회의’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촌동생 최창원 부회장의 2인자 배치에 이어 친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까지 핵심자리에 앉히며 그룹 체질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2심 판결로 지배구조가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기업 헤리티지’ 강화방안도 추진될 전망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6월 중하순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영방향을 공유한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의장 등 오너 일가와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확대경영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CEO 세미나와 함께 SK그룹 최고 경영진이 한 자리에 모여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중요 연례행사다. 올해는 명칭을 경영전략회의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 관심은 그룹 사업의 재편전략에 쏠린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서든데스’를 언급하며 빠른 변화를 강조했다.

이에 맞춰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오른 최창원 의장이 이번 회의를 통해 직접 SK그룹 핵심사업 조정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최 의장은 취임 후 임원 주6일 근무와 함께 ‘토요 사장단 회의’를 20년만에 부활시키며 비상경영에 돌입했고 계열사 구조조정 등 체질개선도 소폭 진행했다.

재정비 가능성이 가장 큰 사업은 제약·바이오와 수소가 꼽힌다. 그룹 내 제약·바이오 계열사는 SK팜테코, SK바이오팜,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 등이다. 이들은 서로 사업영역을 침범하진 않았지만 협력하지 않아 시너지도 없었다는 평가다. 또 수소 분야는 규모가 가장 큰 SK E&S로 흩어져 있던 사업을 모아 중복투자를 방지할 것으로 보인다. SK E&S는 최근 인천에서 연 생산능력 3만톤(t)인 액화수소 플랜트를 가동하는 등 수소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깜짝 인사발표를 통해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에 오른 최재원 부회장은 이제 그룹 에너지 사업 분야 조율자로 나선다. SK그룹 사업의 양대 축인 ‘에너지’와 ‘반도체‧이동통신’ 중 하나를 이끌게 된 것이다. 따라서 최 부회장은 이번 전략회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에너지‧그린 사업 전반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과 글로벌 성장전략 실행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번 회의에선 SK 고유의 ‘헤리티지’ 강화방안이 공유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30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2심 선고 공판을 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3800억원,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후원 등이 SK그룹 성장에 ‘유·무형적 기여’를 했다고 판단한 게 큰 파장이다. 이를 기반으로 성장했다는 의미로 인정되면 그룹 가치와 역사가 심각하게 훼손되기 때문이다.

실제 SK그룹 CEO들은 지난 3일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회의를 열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일부 CEO는 ‘SK의 이동통신사업 진출 과정에 과거 정부의 특혜가 있었다는 취지의 판결’과 관련해 “노태우 정부 당시 압도적인 점수로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따고도 정부의 압력 때문에 일주일 만에 사업권을 반납했다”고 반박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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