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프리미엄화 속도…가격 2배 UP, 판매 11만대 증가
현대차 정의선, 프리미엄화 속도…가격 2배 UP, 판매 11만대 증가
  • 이정범 기자
  • 승인 2024.06.0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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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글로벌 판매가 5년새 95% 상승…'가성비 이미지' 탈피
정 회장, 미국 방문…'타이칸' 개발 주도 만프레드 부사장 직접 영입
현대차 울산 EV전용공장 기공식에서 기념연설을 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 울산 EV전용공장 기공식에서 기념연설을 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브랜드 프리미엄화를 직접 챙기며 역량을 강화한다. 이에 맞춘 인재 영입에도 나섰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가격은 5년 새 최대 2배 이상 증가하며 '현대차=가성비' 이미지를 벗었다. 이에 정 회장은 프리미엄 가속화를 위해 포르쉐 타이칸과 카이엔 개발을 주도한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을 선임했다.

현대차·기아의 국내 승용차 평균 판매가격은 2019년 3774만원에서 올해 1분기 5319만원으로 5년 새 40.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포함한 레저용 차량(RV)의 국내 판매가격은 3543만원에서 5223만원으로 올랐다. 상승률은 승용차보다 높은 47.4%였다.

해외에서는 현지 프리미엄과 환율 효과가 더해져 판매가격의 상승세는 더욱 가팔랐다. 원화로 환산한 현대차의 해외 승용차 평균 판매가격은 2019년 3298만원에서 올해 1분기 6419만원으로 94.6% 뛰었다.

판매가격이 올랐지만 판매대수도 함께 증가했다. 현대차·기아는 2019년 전세계 시장 판매량 719만3337대 기록했고 지난해는 730만2451대를 판매하며 11만대 가량 판매를 늘렸다.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9년 현대차는 영업익 3조7000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영업익을 15조100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기아 역시 2조원 가량의 영업익을 지난해 11조6000억원으로 끌어올리며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판매가격 상승과 영업익 증가는 환율 효과 뿐 아니라 정의선 회장이 손수 고급화 전략을 챙긴 것이 주요했다"며 "정 회장은 자동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고자 고급·고성능을 앞세운 제네시스와 N시리즈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기반을 닦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브랜드 고급화에 힘을 싣는 정 회장은 현대차·기아 R&D본부 산하에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을 신설하고 만프레드 부사장을 책임자로 임명했다. 정 회장은 만프레드 부사장을 영입하기 위해 직접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그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만프레드 부사장은 1997년부터 약 25년간 아우디, BMW, 포르쉐 등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에서 샤시 기술 개발부터 전장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총괄까지 두루 경험한 차량 전문가다. 특히 포르쉐 재직 시절(2007~2021년) 포르쉐의 주요 차종인 카이엔, 박스터 등 내연기관 차량뿐만 아니라 포르쉐 최초의 전기차인 타이칸 개발을 주도했다.

향후 만프레드 부사장이 이끄는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 부서는 제네시스의 전 차종 개발 담당과 함께 고성능 차량 'N'시리즈 개발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 사장은 “세계적인 차량 성능 전문가인 만프레드 부사장 영입은 제네시스의 상품성을 진일보시켜 브랜드의 위상을 제고함과 더불어 고성능 차량의 성능 향상 및 현대차·기아 차량의 전동화 전환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jblee98@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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