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삼성중공업을 검찰에 고발해 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요청했다. 이와 함께 제일사료도 고발 대상기업에 포함시켰다.

중기부는 지난 30일 '제25차 의무고발요청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하도급법'을 위반한 삼성중공업과 '대리점법' 및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제일사료를 검찰에 고발하도록 공정위에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심의 결과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반복적으로 하도급 서면을 미발급해 수급사업자의 경영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다. 제일사료는 사료대금 연체 이자를 대리점 수수료에서 차감해 다수 대리점에게 장기간 피해를 입혔다.

위반 내용을 보면 삼성중공업은 2019년 9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수급사업자에게 선박의 전기장치 및 기계장치 작업 임가공을 제조 위탁했다. 이때 세부적 계약 내용이 담긴 서면을 작업 시작전에 발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10건의 계약은 서면을 발급하지 않았다. 19건의 계약은 최소 1일에서 최대 102일이 지나고 나서야 발급했다. 이에 지난해 6월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3600만원을 부과받았다.

또 삼성중공업은 수년간 서면 미발급 행위로 공정위의 시정명령 등 처분이 수차례 있었음에도 업무 관행 개선없이 반복적으로 법을 위반했다. 이에 중기부는 수급사업자를 보호하고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한 엄중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고발 요청을 결정했다.

제일사료는 2009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총 1817개의 가축사육농가 등 직거래처가 사료 대금 지급을 지연해 발생한 연체이자 약 30억7645만원을 소속 130개 대리점 수수료에서 차감했다. 이에 지난해 5월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9억7600만원을 부과받았다.

중기부는 대리점들에게 직거래처에 대한 대금 회수 의무가 없음에도 장기간 부당하게 연체이자를 전가한 점을 고려해 향후 동일 위반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고발 요청을 결정했다.

원영준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은 "의무고발요청제는 거래상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업자의 불공정한 거래에서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며 "이번 고발요청 결정은 하도급 계약에서 수급사업자의 불이익 방지와 사후 분쟁 예방을 위해 원사업자가 지켜야 하는 기본적 의무에 대한 엄중함을 알리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임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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