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침체 속 건설사, '재무통' 전진 배치
업황 침체 속 건설사, '재무통' 전진 배치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4.05.2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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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신세계건설·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교체
재무 건전성 확보 통한 위기관리·내실 강화 초점
(왼쪽부터)김형근 SK에코플랜트 사장 내정자와 허병훈 신세계건설 대표이사,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진=각 사)
(왼쪽부터)김형근 SK에코플랜트 사장 내정자와 허병훈 신세계건설 대표이사,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진=각 사)

침체한 업황에 주요 건설사들이 잇따라 재무통 대표이사를 내세우며 위기관리, 내실 강화에 경영 초점을 맞춘다. SK에코플랜트와 신세계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이 최근 재무 전문가들을 전진 배치하면서 재무 건전성 확보에 나섰다.

28일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4일 새 사장으로 김형근 SK E&S 재무부문장을 선임했다. 

김형근 사장 내정자는 ㈜SK 재무1실장과 SK에어가스 대표이사, SK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 부문장, SK E&S 재무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인사에 대해 국내 대표 환경·에너지기업으로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상황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성공적 IPO(기업공개)를 추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김형근 신임 사장 내정자는 탁월한 역량과 리더십을 기반으로 SK에코플랜트 사업성과 가속화와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성공적인 IPO 추진에도 핵심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951%에 달하며 위기설이 일었던 신세계건설도 재무통 대표이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올해 4월 선임된 허병훈 대표이사는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과 삼성물산 재무 담당, 미주 총괄 CFO(최고재무책임자) 등을 거쳤다. 2011년부터는 호텔신라에서 경영지원장 겸 CFO(최고재무책임자) 등을 역임했고 신세계그룹에선 지원총괄 부사장과 전략실 재무본부장 등을 맡았다.

허 대표 선임 당시 신세계그룹은 그룹의 핵심 재무통인 허 부사장을 신임 건설 대표로 내정한 것은 그룹 차원에서 건설의 재무 이슈를 끝까지 책임진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허 대표가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지속적인 추가 유동성 확보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 안정성을 개선하고 장기적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매출 증가에도 늘어난 비용에 수익이 줄어든 포스코이앤씨도 2월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맞았다. 

전중선 대표이사는 포스코 원료구매실장과 경영전략실장, 포스코강판(현 포스코스틸리온) 대표이사 사장, 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 및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 등을 역임한 재무·전략통으로 꼽힌다. 

그는 건설산업 침체로 난항을 겪는 포스코이앤씨의 재무 건전성과 프로젝트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건설 업계에서 재무통 대표이사가 전면에 등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업황 악화를 맞은 건설사들이 위기관리와 내실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건설사들의 주거용 건축(주택) 수주액은 10조9592억원으로 2014년 2분기 10조4016억원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았다. 1분기 주택 수주액은 1년 전보다 7% 줄었고 작년 4분기 21조3000억원보다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 통계를 보면 올해 3월 건설공사비지수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2월과 비교해 32% 뛰는 등 공사비는 급등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사비가 너무 오른 데다가 이런저런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까 어떻게 비용 절감과 함께 장기적으로 갈 수 있을지에 대해 적임자를 뽑은 것 같다"며 "2~3년 동안 비용이 30% 정도 올랐는데 이런 상황이 없었다. 작년에 위기감을 느꼈다면 올해부터는 실질적으로 잘못하면 적자 공사가 될 수 있다 보니 이에 대비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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