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상한제에 가격 상승 여력↑…'인상률 차등' 등 대안 제시
최근 박상우 국토부 장관이 임대차법을 원상태로 되돌려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임대차법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재계약 시 5% 이내로 인상률을 정한 전월세상한제로 인해 신규 물건이 높은 가격으로 시장에 나오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재계약 시 보증금별로 인상률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임대차법에 대한 원상복구 의사를 밝혔다.
임대차법은 세입자가 2년 더 거주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재계약 시 임대료를 기존 임대료 대비 5% 넘게 올리지 못하게 한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임대차 계약 당사자가 임대 기간과 임대료 등 계약 내용을 신고해야 하는 '전월세신고제'를 담은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칭한다.
지난 2020년 7월30일 당시 야당이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단독 의결로 국회를 통과했지만 당시에도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과 반대 의견이 많았다.
박 장관은 이날 "야당(민주당)과 논의하면서 임대차법을 다시 되돌리자고 얘기하겠지만 과연 되돌려줄지 모르겠다"며 "임대차법은 전셋값 4년 치를 한꺼번에 올리고 전세 신규 물량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 등 문제가 있는 만큼 이를 완화할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년 전에 비해 전셋값이 오른 곳이 절반이고 역전세가 발생한 곳이 절반"이라며 "빌라 전세는 가격이 내려가고 아파트 전세는 오르는 상황인 만큼 조심스럽게 시장을 관찰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법이 신규 매물 가격 상승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계약 갱신 시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해 둔 만큼 재계약을 마친 매물이 시장에 신규 물건으로 다시 나올 때 집주인들이 그간 가격 상승을 반영해 전셋값을 더 높이 책정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5% 이내 상한률로 묶여있던 전세 물건이 올해 하반기에 나올 예정인데 아마 가격을 더 올려받으려는 심리가 있을 것"이라며 "전형적인 규제의 역설로 가격이 급등하는 부작용이 일 수 있는 만큼 제도를 다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은 "이제 올해 하반기면 갱신을 한 번 했던 전세 물건이 새 매물로 시장에 나온다"며 "전셋값이 오른 지역의 경우 아마 집주인들이 더 가격을 올려 받으려 할 가능성이 높은데 전세 시장에 대한 우려가 큰 부분도 이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보증금별로 인상률을 정하는 등 재계약 시 인상률 제한 범위를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진형 교수는 "5%로 인상률을 딱 제한하기보다는 인상률을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며 "일정 금액 이하는 상한률을 두고 일정 금액 이상은 적정한 선에서 풀어주는 방안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