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가 숨어있는 위기가구를 찾아내기 위해 지난 9일 중부수도사업소, ㈜ 예스코 도시가스 중부고객센터, ㈜ 예스코 도시가스 서부고객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중구약사회,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한전MCS(주) 서울직할지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서울북부지부 중구지회와 협약을 맺은 데 이어, 모두 7개의 기관이 협업해 중구 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함께 찾는다. 이로써 위기가구를 찾는 중구의 안전망은 더욱 촘촘해졌다.
지난해 9월 전기 검침을 하던 한전MCS(주) 직원이 중구에 한 어르신의 소식을 알려왔다. 아들 사망 후 혼자 거주하면서 전기요금을 4개월째 미납하고 있는 어르신이었다. 중구는 해당 어르신의 집을 방문해 신청이 누락된 에너지 바우처 서비스를 신청해 드리고 다른 복지서비스도 잘 이용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장충동 공인중개사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이웃 B씨가 실직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월세를 못 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중구 복지 핫라인을 알려줬다. B씨의 어려운 사정을 알게 된 중구는 긴급복지와 기초수급자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밖에도 구는 지난 한 해 협약을 맺은 기관 3곳에서 위기 의심 가구 8건을 제보받아 복지서비스를 연계했다.
중구 약사회는 중구와 협약을 맺은 것을 계기로 저소득층 중학생 3명에게 50만원씩 150만원을 후원했다. 이 중 한 명의 학생은 “장학금을 미대 입시를 위한 학원비에 보탰다”라면서 감사의 뜻을 전해왔다.
아울러 중구 약사회는 약 봉투의 뒷면에 ‘복지 위기가구를 함께 찾아요!’라는 안내문을 인쇄해 중구 내 약국 15곳에 1,000매씩 배부했다.
안내문에는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질병이 찾아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도움을 청할 곳이 없을 때 손 내밀 수 있는 중구 핫라인과 카카오톡 채널, 중구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접속할 수 있는 QR코드가 안내돼 있다.
송파 세모녀 이후 최근까지도 생활고에 시달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는 사례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구는 인구의 절반 이상(지난해 말 주민등록 기준 53.3%)이 1인 가구이고, 가족의 직접적인 돌봄을 기대할 수 없는 1인가구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여서 생활고에 시달려도 외부에 요청하지 않으면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만성 질환으로 약국을 자주 찾지만, 병의 차도가 없는 홀몸 어르신, 전기‧가스‧수도요금을 오랫동안 미납하고 있는 가구, 월세를 못 내고 열악한 거주 환경에서 살고있는 이웃들을 찾는데 협약기관들의 역할이 커지는 이유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앞으로도 중구는 위기가구 신고 포상금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확대하는 등 위기가구 발굴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신아일보] 서울/허인 기자